애너하임, 창단 41년만에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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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은 긴 시간이었다. 팀의 우승을 고대하며 열정을 불태웠던 구단주는 이번 우승을 지켜보지 못했다. 그가 유품으로 남긴 흰색 카우보이 모자만이 붉게물든 구장에 그가 있음을, 선수들과 팬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했다.

애너하임 에인절스가 2002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에인절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에디슨인터내셔널필드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4-1로 누르고 1961년 팀 창단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선발투수 존 래키는 자이언츠 타선을 5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며 월드시리즈 7차전 승리투수의 영예를 안았고, 마무리 투수 트로이 퍼시벌은 9회초 3점의 리드를 잘 지켜내 월드시리즈에서만 3세이브를 기록했다.

시리즈 내내 최고의 활약을 펼친 3루수 트로이 글로스는 월드시리즈 MVP에 올랐다.

7차전도 에인절스의 집중력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2회초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준 에인절스는 2회말 공격에서 동점으로 따라붙고, 3회말 무사만루에서 개럿 앤더슨의 3타점 2루타로 3점차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여러차례 득점기회에서 추가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투수진이 제몫을 다했다.

올시즌 데뷔한 선발투수 래키는 여러차례의 위기를 맞았으나, 산발 4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고, 탈삼진 4개를 잡았다. 불펜싸움으로 이어진 6회부터는 위태로운 투수전이 전개됐지만 브렌드 도넬리-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트로이 퍼시벌로 이어진 에인절스 불펜진은 4이닝동안 피안타 2개만을 내주며 자이언츠 타선을 완벽히 막아냈다.

8회에 나온 로드리게스는 배리 본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48년만에 우승문을 두드렸던 자이언츠는 믿었던 '10월불패' 리반 에르난데스가 2이닝만에 강판당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본즈는 시리즈 최다볼넷, 홈런 신기록등 여러가지 기록들을 경신했으나 팀이 준우승에 그쳐 빛이 바랬다.

본즈는 월드시리즈 MVP도 에인절스의 트로이 글로스에게 넘져주며 아쉬운 2002년을 마감했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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