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 생각은

위기의 인삼 산업을 살리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한국 인삼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경작지 고갈, 노동력 고령화, 자재 비용과 노무비 상승 등으로 기본인 원료삼 생산부문이 위태롭다. 인삼은 연작하면 생산량이 격감해 초작지를 찾아야 하는 특성이 있어 경작지 확보가 급선무다. 그런데 농지 임차료가 3.3㎡당 약 3000원 정도이니 33만㎡의 경작지에서 6년근을 생산하려면 약 108억원의 임차료가 들어간다. 이는 고스란히 원료삼 생산단가에 포함돼 한국 인삼 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첫째, 농식품부·한국농어촌공사와 산림청이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임야 중 일부를 지역별로 일정량을 생산기반으로 개발하고 농가에 저리로 임대하는 방법이 있다. 국토의 63%에 이르는 산림자산을 환경문제로만 보는 시각을 바꿔 산업기반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둘째, 자연 임야에 산양삼을 심어 친환경·무공해·유기농 산양삼 백삼과 산양삼 홍삼으로 가공해 세계 약재시장에 내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임업 및 산촌진흥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산물로 관리하는 산양삼을 ‘인삼산업법’에 편입해 법적으로 인삼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그래야 종자·경작 등의 관리가 투명하게 이뤄지며 이를 근거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리하는 ‘식품위생법’과 ‘건강기능 식품법’에 산양삼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 규격 기준이 마련될 수 있다.

 세계 생약시장은 2000억 달러, 세계 인삼시장은 200억 달러인데 한국 인삼 수출은 2012년 1억5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인삼 한 뿌리 나지 않는 나라 스위스의 제약사 파마톤이 개발한 인삼제품 진사나의 한 해 매출이 3억 달러나 된다. 전체 한국 인삼 수출이 글로벌 제약기업의 1개 인삼품목 매출의 절반 정도라니 이러고도 우리가 인삼종주국이라 할 수가 있을까?

신왕수 고려인삼㈜ 대표이사·한국인삼연합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