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의 세계…어떻게 되나|초대국의 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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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외교정책이 거만스러운 신화의 영역으로 되어 있는것은 아마도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다른 직업에서는 거만스러운것은 「마이너스」가 된다. 그러나 외교의 분야에서는 그것은 「실로 외교관답다』고 받아들여진다. 이같은 신화의 하나는 외교정책의 입안은 주로 국제적인 정치적수완의 소유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에의해 행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과법 4분의1세기동안은 이같은 사람들도 얼마나 커다란 욕구불만을 맛보았는지를 뚜렷이 했다. 냉전의 수행에 열심이었던 점에서는 「존·포스터·덜레스」전미국무장관을 앞서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연설이나 그의 신념은 십자군의 제1회원정을 지휘한 법황 「울반」2세를 상기시키는 것이 있다.
그러나 「덜레스」씨가 약속한 공산주의에 대한 「롤·백」은 끝까지 실현되지 않고 그가 말하는『병적인 사악한 세계』 와의 관계완화의 시기를 통할했던것이다.
그리고 「수에즈」위기때는 일시적이기는 했지마는 그『그 음흉한 세력』과 손잡기조차 했던 것이다. 「덜레스」씨의 제자중에서도 가장 굳은 결의를 나타냈던 사람은 「딘· 러스 크」전국무장관이다.
그는 굳게 단결하고 유제도 엄중한 국제공산주의자의 음모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의 상세한 견해와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응책을 휴대하고 등장했다.
그는 끝내 그런 견해를 버리지 않은채 했지만 그때는 이미 「모스크바」와 북평은 대립하여, 상호간에 상대의 파멸을 기대하도록 되어있었다.

<힘잃을 미소영향>
그리고 월남전쟁은 공산주의의 음모설에 안성마춤인 것이었는데도 미외교정책사상 최대의 대실패가 되어 국민으로부터 거부당하고, 일찌기 이를 지지했던 온건한 인사들로부터도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인간은 사건을 지배할 수 없으며 관료조직마저도 지배할 수 없는 것이다.
외교정책을 만드는 것은 주위의 정세로, 행동을 정세에 맞추는 것은 관료인 경우가 압도적이다. 미-소양국은 정세의 변화에 따라 점차로 10년전 만큼은 정신·행동의 양면에서 선교사가 못되고 있는데 이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점은 「아더·슐레징거」가 지적했듯이 초대국의 힘이 크게 저하된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월남은 그런 뜻에서는 훌륭한 교훈이었다. 50만의 인력을 투입하고 1조「달러」를 투자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권한이 미치는 것은 박격포의 사정거리내 뿐이다.

<신흥국은 서구체제>
이른바 제3세계에 있어서도 우리들은 저개발국의 성장과 발달의 제문제를 얼마나 얕보고 있었던가를 발견했다.
「유럽」의 부흥을 도운 「마셜·플랜」에 관계했던 사람들은 「유럽」이 부흥한것은 실은 잠재적인 활력이 존재해있었기때문인데도 자본의 투입과 그들의 천재적인 재능의 덕택이라고 생각, 그것을 제3세계에도 적용하면 이들 제국은 급속히 발달해서 강력하게 될 것으로 믿었다.
또 신흥제국은 공산주의가 아니고 서독적인 경제체제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인했다.
그러나 저개발제국의 발전속도는 너무나 느렸고 그 결과 어떻게 될것인가의 문제도 「아카데믹」한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동안에도 「정글」은 자본주의이든 공산주의이든 역시 「정글」 그 자체로서,그 속을 걸어다녀보아도 분간이 가지 않았다.
미-소양국은 과거 25년간 2중의 위험을 내포한 것으로 되어있었다.

<언젠가 충돌할 미소>
하나는 양초대국이 「이데올로기」투쟁의 일환으로 어떤 제3국에서 돌발할지 모를 위험이며 다른하나는 본래 양립하기 어려운 성격인 양체제가 언젠가는 직접 충돌하지 않을까하는 위험이다.
미국의 극우와 그에 대응하는 소련의 극좌세력은 평화공존은 비도덕적이며 실행불가결한것이라고까지 주장되었다.
초대국상호간의 관계에 금후 어떤 국면이 전개될 것이 예상될까.
결백한 인사들가운데는 그 어느쪽에서도 그 증거를 인정하려하지않고 저항하고 있지마는 미-소양체제에는 어느정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날 것은 틀림없다.
군비관리라는 중대문제는 양초대국안의 정치세력동지들이 상호 어떻게 반응하여 국민일반에게 영향을 끼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갤브레이드교수 약력>
고 「케네디」대통령의 「브레인」이었던 「갤브레이드」교수는 61∼63년에는 인도대사도 지냈다. 월남전쟁에는 반대의 입장을 취했으며 산업사회와 자본주의의 행방을 분석한 명저 『새로운 산업국가』(67년)가 있다.
1908년 「캐나다」태생으로 「터론토」대학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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