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서 즐기는 하우스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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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콘서트에 참석한 관객들이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감동을 느낀다면 어떨까. 하우스콘서트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매력이다. 더 이상 악기의 소리를 귀로만 듣지 말고 마룻바닥을 울리는 음의 진동을 온몸으로 느껴보자.

연주자와 관객 가까이에서 교감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음악이 생소할 뿐만 아니라 접근하기도 만만치 않다. 음악을 듣기 위해 콘서트홀을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연주자가 집 거실과 같은 편안한 공간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거대한 홀이 아니기 때문에 음악이 주는 울림은 더욱 생동감 넘친다. 관람료가 콘서트홀 공연에 비해 저렴한 것도 부담을 덜어준다.

하우스콘서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여름날 선선한 바람과 함께 마룻바닥에 앉아 10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연주자와 교감을 즐긴다. 낮은 숨결까지 들릴 만큼 가깝기 때문에 소리와 감동을 모두 공유할 수 있다.

대표적인 하우스콘서트 중 하나인 ‘더하우스콘서트’는 박창수 예술감독이 고등학생 때 음악 연습을 위해 가던 친구 집에서 직접 들은 음악의 감동을 잊지 못해 만들었다. 2002년 7월 서울 연희동 자택 일부를 개조해 만든 공간에서 국내 첫 살롱 음악회가 열렸다. 관객들은 의자가 아닌 마룻바닥에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이후 11년 동안 350여 회의 하우스콘서트가 진행됐다. 클래식을 중심으로 국악·대중음악·실험음악 같은 다양한 장르의 콘서트와 세미나에 예술가 1300명이 참여했다.

형태도 다양하다. 더하우스콘서트는 ‘시리즈 공연’ 형식으로 콘서트를 진행해 신예 연주자를 발굴하거나 장르별 구분을 통해 관객의 귀를 만족시켰다. 2007년 바이올린 시리즈를 시작으로 피아노(2008)·실내악(2009)·언플러그드(2010)·작곡(2011)·탱고(2012)·재즈(2013) 시리즈가 진행됐다. 누구나 더하우스콘서트 관람이 가능하다. 일반 2만원, 고등학생 이하 1만원의 관람료에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와인·기부 파티 등 다양한 뒤풀이

공연만 관람하고 돌아온다면 뭔가 아쉽기 마련이다. 하우스콘서트의 매력 중 하나는 공연 후 받은 감동을 관객들끼리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 28번째 하우스콘서트를 마친 ‘두레하우스콘서트’의 경우 공연 후 아쉬움을 와인 파티로 이어가고 있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과 연주자들이 함께 와인 한 잔을 나누며 음악 얘기를 할 수 있다.

이웃을 돕는 나눔 형태의 하우스콘서트도 있다. ‘클랑하우스콘서트’는 매월 넷째 주 목요일마다 여는 하우스콘서트의 수익금 중 일정액을 기부해왔다. 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도네이션(기부) 파티가 진행돼 의미를 더한다. 현재까지 3회가 진행됐으며 8월부터는 여름의 특색을 살려 야외 공간에서 기부 파티가 진행된다. 미혼모와 육아 지원을 위한 성금을 모을 계획이다.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 더하우스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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