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놀라운 광경 놓칠수 없다" 첫발 내딛자 「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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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간이달을밟은날』-21일상오 서울등 전국에서는 인류사상 처음있는 이 놀라운 광경을 보기위해 「텔리비젼」 앞에 장사진을 치는등 흥분과 감동이 휩쓸었다.
대형 「텔리비젼」「스크린」을 마련해놓은 서울남산야외음악당앞에는 이른아침부터 5천명의 인파가몰렸으나 낮에는 수신상태가 나빠 중계방송을하지않았다.
방송시간을 정확히 모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아침8시부터 우산을 가지고 습기찬 남산풀밭에 앉아 「텔리비젼」 중계방송을 기다리고있었다.
할아버지는 『내70평생에 이놀라운 광경을 안보고 어떻게 방안에 앉아 있겠소』라고 말하면서 중계하지않는「스크린」을 원망스럽게바라보았다.
20대의 수상기를 가설해놓온 신세계백화점에는 2천여명의 시민이 몰려 상오11시56분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딛는 순간『야』하는 환호소리와함께『발이보인다』고 외치며 박수를 3분이나 계속쳤다.
임시 공휴일인데도 극장가와 거리는 한산, 대부분의 시민들이 집안에서 우주인의 달상륙중계를 지켜보았다.
서울영등포구봉천동에서 신세계백화점까지 중계를 보러온 조원문할아버지(70)는『옥토끼가 산다는 달나라에 사람이 진짜 간다니 이상스럽기만하다』고 「암스트롱」선장이 달에 내려서는 것을 보면서도 의심스러워 했다.
용산구용산동 이춘옥여인(49)은 학교에다니는 두아이를 비롯 5명의 자녀를 모두 데리고 돗자리까지 마련해서 남산에 왔으나 「텔리비젼」 중계를 하지않자 실망을 금치 못하며「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텔리비젼」을 가설해 놓은 다방은 입추의 여지없이 만원을 이루었고 「택시」운전사들도 를 멈춰 놓고 「텔리비젼」상점 앞에서 달상륙순간을 지켜보기도 했다.
한편 상가에는 「아폴로」11호의 착륙과함께 「아폴로」양복점 이란 상호를 내거는가 하면 착륙선이 달에내렸을때 분만한 어린이에대해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옷감을 30% 할인해주기로 한다는등 약삭빠른 상혼을 내걸고 선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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