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사설] 경제민주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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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자본주의는 누구나 더 노력하면 더 낫게 살 수 있게 하는 데서 활력을 얻는다. 여기에는 기회균등이 중요하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기에 모두가 열심히 일할 동기가 생긴다.

 경제민주화는 자본주의의 기초를 이루는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해 있다. 누구나 창의적으로 열정을 갖고 노력하면 성공하는 데 제약이 없도록 하기 위한 일이다. 거대 경제세력이 다른 사람의 성공을 향한 노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작은 회사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서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데, 대기업에서 그 기술을 베껴서 다른 작은 회사에 더 싼값에 물건을 만들게 해서 납품받는 일이 있었다. 이러면 자본력이 약한 작은 회사는 위기에 빠진다. 그 결과 새롭게 기술 개발에 나서는 진취적인 기업가들이 줄게 되고, 전체 경제는 활력을 잃는다.

 더 잘살고 싶은 욕망이 사회 전체를 발전시키는 동력이다. 하지만 기업이 탐욕을 부려 다른 사람의 정당한 권한을 침해할 때, 국가가 나서서 그 탐욕을 제어해야 한다고 우리 헌법에 나와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헌법 제119조 1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헌법 제119조 2항) 헌법 제119조 1항은 자유경제 체제를 말한다. 헌법 제119조 2항은 자유경제 체제의 부작용인 거대 경제세력이 자본력으로 국가경제를 왜곡할 때 국가 개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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