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l9의 청순한 저항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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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4·19의 정신은 부정과 불의와 허위에대한 저항의 정신이다. 그리고 그것은 순수한 열정으로 뒷받쳐진 민주수호의 정신이다. 그래서 우리는 4·19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첫째, 일천한 민주주의에 자발적의지로 된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역사적 민족의 자질을 나타냈다.
둘째, 민권의 분노를 통해 그것의 존귀성을 시현했고 결코 유린될 수 없는 민권의 소재를 또한 명시했다.
셋째, 어떠한 허위도 끝내는 그「베일」이 벗겨지고야만다는 진리와 함께 선거는 공명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겼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4·19에 있어서의 역사성 못지않게 소중하였던 것은 그사회성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해 본다. 위에서도 지적한 대로 4·19가 위대했었다는 것은 그것을 뒷받치는 순수한 열정이 당시의 사회에 층만하고 있었던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부정을 증오하고 민주주의란 이름아래 숨겨진 온갖 허식과 퇴영의 정체를 꿰뚫어 보는 지성이 건재했던 사회적 분위기, 그것은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가.
순수한 열정이 도덕적 설득력을 지니면서 약동하고, 모든 혼탁한 사회적 분위기를 개신하는 중심적 동력으로 화할 때 그 사희에서는 정의가 한껏 구가될 것임에 틈림이 없다. 그렇기 떄문에 우리는 4·19아흡돌에 즈음하여 그 의미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보며 4·19의 사회성을 새삼 재음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어떤 사회적 분위기와 정신상황속에서 4·19아흡돌을 기념하고있는 것인가.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 그 날의 감격을 실감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것인가.
4·19의 의미와 그 날의 감격은 거의 감흥없는 메아리를 전해 오고 있을 따름이며 그때의 순수했던 열정도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만게 사실이다. 우리는 너무나 싸늘해 졌고 너무도 허전해졌다. 사라진 열정이 너무도 아쉬운 것이다. 특히 모든 혼탁한 기성사회의 압력을 뚫고 솟아 흐르는 청순한 젊음의 물줄기와 그 외침을 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너무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두말할 것도 없이 청년은 민족사회의 내일을 밝혀 주는 등불이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민족의 행동반경을 정착시키고 새로운 민족의 행동이념을 쌓아 올릴 지극히 근저적 단위이다. 물론 그들이 성실한 의욕아래 이사회의 새침로를 설정할 때, 우리 사회는 진실된 정통성을 회복할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하질 못하고 그들이 그들의 역능을 외면하고 사회적 정화제로서의 구실마저 못한다면 그것은 크나큰 비극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4·19아흡돌에 우리가 그중 긴요하게 일깨워야할 것은 특히 젊음이 순수한 열정을 잃지않게 해야하겠다는 것이며 어떻게든지 사회적건강성을 회복시켜야 하겠다는 것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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