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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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요즘 우리나라는 『말(언)의 횡재』를 만났다. 미국 하원본회의는 지난 3윌초순 방한의원들의 귀국보고를 들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을 격찬, 격찬해 마지않았다. 근착「포린·어페어즈」지(미국권위계간)도 『한국의 성공담』을 게재하고 있다. 지난 3월초「내셔널·지오그래픽」지는 권두에 장장10여「페이지」의 기사로 우리나라를 추켜 올렸다.
뭐니뭐니 해도 미국방한의원단의 본회의발언은 제일 푸짐하다. 정치적으로 그만큼 영향력과 중량을 갖고 있기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이 차지하는 자리로 보아서도 든든한 느낌이 든다.
한가지 문득 생각나는것이 있다. 일본과는 민문「레벨」에서, 혹은 정치가「레벨」에서 친선교한이 갖다. 민간「레넬」중엔 특히 한일실업인들의 사교「회합」이 정기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국회의원들 사이도 마찬가지이다. 걸핏하면 오거니, 가거니하며 무슨『간담회』같은 「채늘」들이 수두룩히 맺어져 있는 것이다. 우연히도 한국의 일어족이 많은 탓일까. 40대, 아니30대이상은 일어를 대체로 해독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언어의 벽이 없다는 것은 사교에 이만저만한 도움이 되지않는다. 설마 미국과의 사이에 그런 사교「채늘」이 열려있지 않은것은 그 언어탓만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과의 사이만큼 교환이 활밤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언젠가 일본의 고위각료는 「라만」수상(말레지아)을 영접하며『아이·시·유·어게인』(자, 그럼 다시 뵙겠읍니다)했다는 「고시프」가 있었다. 물론「아임·글래드·투·시·유·어게인」을 잘못 말한 것이다. 「라만」수상은 만나자 마자 작별인사를 듣고 깜짝놀라 어리둥절한 것은 더 말할나위도없다. 일본의 어느 국회의원이 「파리」에서 가로수「마로니에」를「마카로니」(「이탈리아」식국수)라고 해서「고시프」가 된적도 있었다.
영어회화가 부족해서 한미 교환 간담회같은 기구가 없다는 것은 공연한 우스개이다. 그럴리는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정작 이루어졌으면 더욱 좋았을 그런 기구가 제대로 된것이 하나도 없고 보면 아쉬운 생각도 든다. 친한파 미국의원이 밤낮 한국을 찾아올리는 없다. 이기회에 그런것을 추진할「아이디어」를 꺼내 봄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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