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우 작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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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성우씨의 두번째 작품전은 작가의 생각이 어떻게 흐르고 있고 있는가를 잘 설명해주는 본보기. 네모반듯한 화폭에서부터 부정형, 혹은 평면적인 벽면에서 벗어난 입체들-그런 갖가지 모습을 한 20여점이 한자리에 어우러져 있으면서도 자연스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작가는『무한공간으로부터 보다 구체적인 사상을 잡아내려는 집념』이라고 설명한다. 화면이 단조해 진 것은 막연한 것을 정리하다보니 결과된 윤곽이라고 말한다. 『동양적인 신비라 해서 우리가 감히 접할 수 없는 경지의 것은 아니겠죠. 형태는 다르지만 혼히 기호와 우상으로 현상화해서 만져보려 하지 않아요?』
65년 귀국직후의 작품전에 비하면 굉장한 변모를 했다. 성운속에서의 꿈을 엮어 내던것이 첫 개인전이었다면 이번엔 기하학적인 구성으로 정연해졌다. 틀은 4각형도 연접하여 한폭 그림을 만들고 3각형 사다리꼴 부정6각형등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았다. 빛깔은 모든 작품명이「색동만다라」로 통일돼 있둣이 색동의 인상을 첫눈에 느끼지만 그는 이미 색동으로부터 떠나고 있다.
그는 한걸음 나아가 색과 면에서 벗어나 그대로 우뚝 솟아보는 조형에 발을 내딛고있다. 그것은 종래의「그림」은 확실히 아니다.
두개의 기둥으로 삼각형을 또 그것을 잇대 놓기도 했는데 그것들이 흑백의 단순한 빛깔로 칠해져 있는것은 다만 형체를 시도했을 뿐이기 때문이라고. 『전시장에서 어린애가 노는걸 보고 그걸 그대로 어린이 공원같은데 놔도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이런 갖가지 모습을 한자리에 전시하면서도 하나의 작품처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은 그의 성실한 제작태도 때문일 것이다. (2일까지 신세계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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