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레저] 역사 축제에 빠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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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마저 물러가면서 봄이 완연해졌다. 전국 각지에선 봄맞이 축제가 시동을 건다. 봄 축제의 핵심은 역시 꽃축제.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역사를 찾아가는 축제도 만만치 않게 마련돼 있다. 역사를 테마로 한 4월의 축제 중 두 곳에 먼저 가 봤다.

◆ 고령 대가야 체험축제=대가야는 철기 생산능력과 안정적인 농업기반을 바탕으로 신라와 겨룰 정도의 국력을 과시했던 강대국이었다. 하지만 이사부의 정벌에 나라를 내준 이후 역사에서조차 흔적 찾기가 쉽지 않다.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고령 대가야 체험축제는 신비의 영역에 남아 있는 대가야의 흔적을 현실로 끌어내는 자리다.

대가야의 상징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 순장 풍습이 있었던 대가야에서 왕족의 무덤은 작은 동산을 연상할 만큼 크다. 동산이 산이 되고 산 능선이 동산으로 이어지는 곳에서 1500년 전 순장 풍습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 축제의 하이라이트. 대가야 체험축제 추진위원회 054-950-6424.

◆ 영암 왕인문화축제=서기 405년 일왕의 초청으로 천자문 한 권과 논어 열 권을 들고 일본에 건너가 아스카 문화의 정신적 뿌리가 된 왕인 박사는 우리의 지적 우월감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한.일 관계가 심상치 않은 마당에 그의 고향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왕인문화축제(2~5일)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축제의 뼈대가 되는 행사는 왕인공원으로부터 왕인사당을 거쳐 일본으로 출발한 상대포구까지 2.4㎞에서 펼쳐지는 '왕인박사 일본가오' 퍼레이드. 182명의 출연진이 백제인의 옛 모습을 화려하게 재연해낸다. 창작극 공연, 콘서트와 종이공예.도자기 빚기 체험 등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남도 제일의 명산이라는 월출산 산행은 덤이다. 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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