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풀어보는 관절질환 - 무릎 반월상연골 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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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정형외과 조재현 원장이 환자의 무릎연골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일정형외과]

무릎이 심하게 아프면 먼저 인공관절을 떠올린다. 그만큼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늘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무분별한 인공관절수술이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공관절로 대체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무릎 질환도 많다. 반월상연골 파열이 그렇다. 퇴행성관절염과 반월상연골 손상은 증상이 비슷해 자칫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기 쉽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조재현 원장의 도움말로 반월상연골 파열의 증상과 치료를 소개한다.

김모(65)씨의 사례를 들어보자. 최근 그는 일어날 때마다 오른쪽 오금이 끊어질 듯 아프다.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닐 정도가 되자 병원을 찾았다. X선 진단에선 약간의 퇴행성관절염이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무릎을 구부리고 돌려보면서 무릎 안쪽 면을 누르자 소리를 지를 정도의 통증이 엄습했다. 다시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진단을 받아보니 반월상연골이 파열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인공관절 대신 무릎 내시경 시술을 받았다. 줄기세포 치료를 함께 받았지만 30분 만에 시술이 끝났다.

반월상연골은 반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릎뼈 사이(대퇴골과 경골)에 덧댄 모양으로 존재한다. 무릎뼈의 충격과 마찰을 줄여주며 안정성을 유지한다. 조 원장은 “젊었을 때는 주로 과격한 운동으로 찢어지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다른 연골처럼 닳기 시작해 작은 충격에도 손상된다”고 말했다. 80세에 이르러선 50%에서 반월상연골 파열을 경험한다.

증상은 퇴행성관절염과 비슷하다. 어느 날 갑자기 무릎 오금이 당기면서, 오금 주위로 다리가 저리다. 또 무릎을 구부리지 못할 뿐 아니라 누워 있어도 아파서 무릎을 바로 펼 수 없다. 여성에게 많은 것은 무릎 관절이 남성에 비해 작고 약한데 쪼그려 앉아 일하는 시간이 많아서다.

의외로 치료는 간단하다. 부위 마취하에 0.5㎝ 정도의 작은 상처를 통해 찢어진 연골을 제거하면 바로 통증이 개선된다. 퇴행성관절염이 동반됐다면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줄기세포를 퇴행성관절염이 진행한 손상 부위에 주입해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켜준다. 조 원장은 “줄기세포는 일시적인 통증 개선이나 문제 부위를 제거하는 다른 시술과 달리 인체를 정상적인 건강 상태로 되돌려 놓는 재생 치료”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는 환자의 골반에서 채취한 혈액에서 추출한다.

무릎연골이 손상되지 않은 퇴행성관절염이라면 내시경 시술 없이 줄기세포를 직접 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 주입한다. 시술 시간은 20∼30분이며, 절개나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 시술 당일 퇴원해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시술 후 2∼3 주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손상된 연골이 정상으로 재생되기까지에는 3∼6 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조 원장은 “반월상연골 파열은 초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며 “조기 발견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절내시경 치료를 했음에도 통증이 계속 나타나는 환자에게도 골수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하다.

젊은 사람에게 반월상연골 파열은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이다. 무릎을 다쳐 심하게 붓거나 불안정함을 느낄 때, 그리고 2∼3일 안정을 취했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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