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마라토너 '꿈의 대회' … 2001년 이봉주 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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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시작된 보스턴마라톤은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마라톤 대회다. 이 대회는 올림픽과 함께 전 세계 마라토너들에게 참가 자체가 의미 있는 ‘꿈의 대회’로 평가받는다. 런던·로테르담·뉴욕 대회와 더불어 세계 4대 마라톤 대회로도 꼽힌다. 결승점 10㎞ 앞 ‘심장을 터뜨리는 언덕’ 등으로 유명한 코스 역시 1회 대회 이후 한 번도 바꾸지 않은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보스턴마라톤은 미국 독립전쟁(1775~1783) 당시 보스턴 교외에서 미 민병대가 영국군에 대항해 전투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4월 셋째 주 월요일 ‘애국자의 날’에 열린다. 18세 이상 성인은 참가 가능하지만 18~34세 기준으로 남자는 3시간5분, 여자는 3시간35분 이내에 마라톤을 완주한 기록이 있어야만 출전하는 대회다. 117회째를 맞은 올해는 96개국 2만3000여 선수가 참가했고 50만 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규모가 크고 상징적인 대회여서 테러의 표적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회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인 1947년 4월 19일 당시 24세이던 서윤복(90)이 2시간25분39초의 세계 기록으로 우승했다. 동양인이 이 대회에서 거둔 첫 우승이었다. 50년엔 함기용(83), 송길윤(2000년 작고), 최윤칠(85) 등 한국 선수들이 1~3위를 휩쓸었다. 이봉주(43)는 2001년 대회에서 2시간9분43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한국 마라톤의 침체를 반영하듯 이번 대회에는 국가대표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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