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업계 라이벌 남양·매일 또 소송전 붙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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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유가공업체 매일유업이 자사 제품을 비방했다며 경쟁사인 남양유업 소속 직원을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남양유업 대구지점의 전화상담원 최모(42)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최씨는 지난 2월 전화상으로 산모 김모(36·여)씨에게 “매일유업 제품에 유해물질이 있다. 제품을 보내주면 남양유업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겠다”고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을 접수한 종로서는 지난달 25일 남양유업 대구지점을 압수수색하고 최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최씨가 산모 김씨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입수했으며 전화상담 내용이 회사 지시에 따른 것인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회사 차원에서 최씨에게 지시한 적은 없었다”면서도 최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고객이 먼저 매일유업 제품에 대해 묻자 최씨가 과거 발표된 대장균 검출 사실 등을 말해준 것”이라며 “허위사실이 아닌 ‘사실’을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일유업이 우리를 비방한 자료를 확보했기에 동등한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최씨에 대한 조사도 아직 충분치 않아 좀 더 수사가 이뤄져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유업계 1, 2위를 다투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2005년 요구르트 제품 상표권을 놓고 소송전을 벌였다. 2009년에도 매일유업에서 “남양유업 직원이 인터넷에 자사 비방글을 올렸다”며 남양유업을 고소하자 남양 역시 맞고소로 대응하기도 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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