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만 초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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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메리·크리스머스」-. 고요한밤 이었다. 영하12도의 강추위속에 66년의「크리스머스·이브」가 고요히 저물었다.
「크리스머스」바로 보내기 운동이 주효한 탓인지 서울의 성야는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작년처럼 뿔피리의 소음도 없었고 취객들의 탈선도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호텔」만은 예년처럼 초만원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날밤은 삼엄한 밤이기도 했다.
경찰은 온 시가에 퍼졌으며 임시 파출소를 설치하는 등 조용한 밤을 지키기에 애를썼다.
거리의 인파는 작년의 3분의1인 30만(자정현재·경찰집계)으로 줄어 명동입구가 막히는 사태는 없었으나 역시 명동은 환락가-.
술집과 유흥장은 밤새 붐볐으며 어떤 다방은 손님이 많아 시간을 제한했다. 그런가운데 여대생들이 선물「센터」를 마련, 차장아가씨와 교통순경들에게「타월」과 비누를 선사하는 흐뭇한 모습도.
이날밤의 청소년보안사범은 1천5백49건으로 예년에 비해 3분의1정도, 그나마 대부분이 훈방됐다.
서울시청앞 6「미터」높이의 「트리」엔 2천6백개의 오색등이 반짝였으며 성야의「무드」는 명동성당의 미사와 함께 무르익었다. 정말 오랜만의 고요한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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