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업계 출혈경쟁 재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초고속인터넷업계에서 가입비 및 초기사용료 면제를 미끼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출혈경쟁이 재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신규가입자 유치를 위해 대개 1개월가량 사용료를 받지 않았던데서 한 발짝 더나가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해 2∼3개월까지 요금을 면제해줌으로써 제살깍기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780만명을 돌파하자 각 업체는 시장이 조만간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판단하고 설치비 및 초기사용료 면제를미끼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설치비 및 초기사용료 면제를 통한 가입자유치는 전기통신사업법 36조에 의해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돼 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거나 과징금을 물도록 돼있다.

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ADSL)및 케이블모뎀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은 타사 이용자가 자사 서비스로 전환가입할 경우 설치비 및 2개월 사용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이 업체는 공식적으로는 이같은 방식의 가입자유치를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로각 영업점 단위에서 출혈경쟁을 통한 가입자유치가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영업점들을 대상으로 출혈경쟁 지양을 통보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어 사실상 불법적인 가입자 유치를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나로통신은 "가입자를 유치해올 경우 영업점에 수수료를 줄 뿐이며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있지는 않다"고 항변했다.

온세통신도 최근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가입자들에게 최대 3개월까지 사용료를면제해 전환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루넷의 경우 지난해말 부터 OK캐시백 포인트를 적립하면 초기설치비와 5개월이용료를 면제해주는 `5개월 프리멤버스'상품 출시를 통해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타업체로 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하지만 두루넷은 이에 대해 "OK캐시백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해 포인트를 적립해야하기 때문에 결국 사용료를 상환하는 셈"이라며 타 업체의 `무료'시비에 맞서고있다.

이에 비해 1위 사업자인 KT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50%대에 육박한 관계로 가입자유치에 그다지 극성스럽게 나서고 있지는 않다.

이와 관련, 정통부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조만간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