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돼지고기·삼겹살 곁들인 밀가루 ‘소바’의 감칠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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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최대 기쁨은 먹거리라고 했던가. 오키나와는 그런 점에서 결코 관광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오키나와 여행 중 ‘반드시’ 먹어야 하는 건 ‘오키나와 소바’. 우리가 흔히 아는 메밀 국수와는 다르다. 오키나와에선 ‘소바’라고 하면 밀가루를 이용해 만든 면을 일컫는다. 부드럽게 삶은 덩어리 돼지고기를 소바 위에 얹어 먹거나 ‘소키’라는 돼지 삼겹살을 소바와 같이 먹으면 더욱 별미다. 우치난츄(오키나와 사람)들이 가장 즐기면서 관광객의 입맛에도 가장 맞는 음식 중 하나다.

 ‘고야 찬풀’ 또한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고야(오키나와의 쓴맛이 나는 오이·여주열매)와 돼지고기, 각종 야채, 소면을 볶아먹는 음식이다. 처음 먹는 사람은 고야의 특이한 쓴맛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한번 맛본 사람은 계속 찾는 게 고야의 매력이다. 특히 고야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오키나와 나하시의 번화가에서 만난 오키나와 토종 흑돼지 ‘아구’요리도 별미였다. 구워 먹는 것도 좋지만 육질이 부드럽고 마블링 형성이 잘 돼 있어 샤브샤브로 먹으니 입 안에서 녹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돼지고기란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소고기 맛과 구분이 안 될 정도. 규슈의 가고시마(鹿兒島)가 자랑하는 구로부타(黑豚·흑돼지)가 울고 갈 정도의 맛이었다. 여기에 오키나와 특산맥주(오리온 맥주)와 향토 소주인 ‘아와모리(泡盛)’를 반주로 겻들이면 그야말로 ‘오키나와 파라다이스’다.

 오키나와 최고의 디저트는 역시 블루씨 아이스크림. 자색고구마 맛과 오렌지 맛을 추천한다. 한국으로의 귀국길에 공항 근처의 면세점 ‘DFS 갤러리아’에 들리는 것도 정통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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