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핑몰에 손님 늘기 시작 … 한국까지 수혜 볼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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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호 20면

“상하이종합지수는 3000까지 갈 겁니다. 1년 정도는 상승세가 유지될 거라 봅니다.”

베이징 현지 애널리스트의 전망은

유동원(사진) 우리투자증권 베이징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국 본토 증시와 관련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 중 한 명이다. 2008년 우리투자증권에 합류한 그가 베이징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게 2011년 초. 춘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많이 올랐지만 중국 증시는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몇 달 사이에 중국 본토 증시가 너무 올랐다. 이미 투자 시점을 놓친 게 아닐까.
“지난해 4분기가 절호의 기회였던 건 맞다. 지금 타이밍을 놓쳤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승 여력이 남았다. 바닥 대비 50%는 오를 거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2000이 깨지고 반등했으니 3000 이상은 갈 거다.”

-지난해 11월부터 갑자기 중국 증시의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 이유는.
“상하이 종합지수나 홍콩 H지수 모두 수익, 장부가치와 비교해 가격이 너무 많이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부터 중국 경제지표가 완연히 회복세로 돌아선 데다 전망도 좋다. 무엇보다 내수시장이 힘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 시장 활기가 느껴지나.
“베이징 시내 쇼핑몰 위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눈에 띄게 쇼핑객이 늘었다. 소수의 부유층이 소비를 늘리는 게 아니다. 20만~30만원대 휴대전화, 1000만~2000만원대 자동차가 많이 팔린다. 인건비가 오르면서 중산층이 소비를 늘리기 시작한 거다. 시장이 건전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 증시가 너무 올라 곧 조정을 받을 거란 전망도 많은데.
“2년 안에 큰 조정은 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장기 투자는 권하지 않는다. 길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만 상승세가 이어질 거라고 본다. 계속 상승하기에는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문제점이 너무 많다.”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미국을 앞설 거란 전망도 있는데, 가격이 쌀 때 사서 묻어놓는 건 어떨까.
“그렇게 쉽게 상승세만 보이진 않을 거다. 전체적인 경제 규모로는 물론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거다. 수출입 총액은 이미 미국을 앞서지 않았나.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너무 차이가 크다. 게다가 국민소득이 더 증가하면 사회 내부의 불만이 터지면서 나라가 휘청거릴 가능성이 있다.”

-중국 내수가 살아나면 한국도 영향을 받을까.
“당연하다. 한국 증시가 유난히 지지부진한데 결국 중국 덕에 오를 걸로 보고 있다. 보통 내수가 살면 자국 기업의 실적이 올라간다. 중국 첨단기술 회사는 대개 한국 부품을 쓴다. LG디스플레이나 하이닉스 같은 부품 공급 회사가 수혜를 받는다. 중저가 차가 많이 팔리니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계에도 청신호다.”
한때 국내 주식판에서 ‘마지막 비관론자’로 불렸던 그다. 씨티증권 리서치헤드로 근무하던 2004년 말부터 한국 증시에 대해 비관론을 펼쳤다. 2005년 강세장이 지속되며 2006년 초 회사를 떠났다.

-비관론자라는 별명답지 않게 너무 낙관적이다.
“나는 절대 비관론자가 아니다. 애널리스트 경력 20년 동안 나름의 판단에 따라 전망을 했을 뿐이다. 1997년 외환위기 전에는 비관론을, 98년 이후로 5년 동안은 낙관론을 일관되게 펼쳤다. 2005년의 전망이 너무 성급했던 건 인정한다. 씨티증권을 관둔 뒤 자산운용을 시작했고, 2008년 이후론 계속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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