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이진택 높이뛰기 11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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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 종목으로 꼽히는 육상에서 장기집권이 횡행한다. 전국체육대회 5,6년 연속 우승은 기본이고 10연속 우승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도 흔하다. 신기록은커녕 기록이 뒤로 가는데도 선배를 끌어내리는 후배마저 없다.

14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전국체전 남자일반부 높이뛰기 결승전에서 배경호(경북.안동시청)가 이진택(대구.대구시청)과의 살떨리는 각축 끝에 시기차에서 밀려 아깝게 은메달에 그치고도 박수를 받았다. 새 얼굴에 목마른 육상계의 염원을 알리는 소리였다.

배선수는 2m24㎝를 넘어 자신의 최고기록을 4㎝ 높였다. 11연패를 달성한 이진택은 자신의 최고기록(2m34㎝)에서 8㎝나 뒷걸음질쳤다. 한 때 세계 랭킹 3위까지 오르며 국내 무대에서 무적을 구가하던 이선수가 마침내 도전자를 만난 것이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2m15㎝를 넘어 은메달을 따내 주목받기 시작한 배선수는 이미 올해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을 누르고 우승해 차세대 기대주로 공인받았다. 탄력과 파워가 좋아 스피드만 보완하면 한국최고기록 경신도 바라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도와 사이클에서는 한국신기록 세 개가 나왔다. 역도 남자일반부 77㎏급의 이강석(강원.강원도청)은 인상에서 1백60.5㎏을 들어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최고기록(1백60㎏)을 경신했다. 이선수는 용상(1백92.5㎏)과 합계(3백52.5㎏)에서도 우승, 3관왕에 올랐다.

사이클 여자일반부 도로개인 25㎞의 임향준(전북.국민체육진흥공단)은 35분49초63을 기록, 35분50초56의 박하정(전남.나주시청)을 아슬아슬하게 제치고 우승했다. 두 선수 모두 한국신기록(종전 35분51초91)이었다.

지옥 훈련을 거부, 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던 남자양궁의 정재헌(대구중구청)은 남자일반부에서 우승, 실력을 다시 한번 검증받았다.

종합순위에서는 경기가 오후 4시 현재 2만1천1백45점(금77.은55.동82)으로 서울(1만8천4백14점.금87, 은67, 동61)을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 6연속 우승을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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