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10명에게 물어보니… “박의 안정적 리더십 높이 평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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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자를 뽑은 2030세대 유권자들은 박 당선자의 정치적 경륜과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진 2030 유권자들은 문 후보의 깨끗하고 개혁적인 이미지에 끌렸다고 했다.

 본지 취재팀은 21일 2030세대 1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2030세대는 문 후보 지지자가 많았지만 3분의 1 정도는 박 당선자를 찍었다. 대학생 단체 회장을 맡았던 윤주진(26)씨는 “문 후보에게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훌륭한 사람과 리더십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고 박 당선자 지지 이유를 밝혔다. 문 후보에게 표를 던진 2030 유권자들도 ‘안정성’에서 박 당선자에게 밀렸다고 평했다. 대구 출신인 직장인 이명규(29)씨는 “박 당선자는 15년 가까이 정당 지도자로서 신뢰감을 쌓은 것이 당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주희(34·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보수 성향의 2030세대도 많다”며 “이들은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이 결국 2030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를 지지한 젊은 층은 보수 기득권층에 대한 실망감과 반감이 컸다. 호텔에 근무하는 이은지(33·여)씨는 “측근들의 부정부패가 많았던 보수 정권을 개혁하는 데 문 후보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법대생인 신나라(24·여)씨는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정치 개혁이었다”며 “문 후보가 새로운 변혁을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명규씨는 “문 후보가 당선되는 게 중산층과 서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했다”며 “의료비 100만원을 상한으로 정하고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한다는 공약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2030세대는 부모뻘인 5060세대가 박 당선자를 많이 지지한 이유에 대해 안보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발전에 대한 향수를 들었다. 대학생 이지훈(25·여)씨는 “안보를 중시하는 제 부모님은 문 후보의 통일 공약 등이 비현실적으로 보였을 것”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느껴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컸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정봉·송지영·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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