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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수세미|
내 뜰에 여름은 스무 번도 더 이슬과 태양으로 몸을 씻으며 빛이 푸른 아침을 걸어 왔었네. 이맘때면 아득한 가지 끝에 바람과 불의 그네를 타며 황금빛 손길로 금잔화 송이를 무더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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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관리실험서 드러난 결함|한전 유중기씨 비교연구에서
대부분의 온돌방은 겨울에 난로를 별도로 피우지 않으면 실내온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겨울철을 맞아 한국의 온돌이 열 관리 면에서 합리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증한 실험성적이 발표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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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찰즈·디킨즈」저「이도 비화」|이종구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서민대중이란 언제고 잡초와 같은 인생을 살아간다. 가난에 시달리고 학대와 무시 속에 허우적거리다 보면 이들 잡초에 남는 건 정신의 노둔과 육체의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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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10월
봄·여름 동안 땀 흘려 가꾼 열매를 거둬들이는 10월이 왔다. 1년중 가장 행사가 많아 공휴일이 겹치고, 산봉우리마다 단풍이 들어 하이킹과 스포츠의 철. 6일부터 51회 체전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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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강화 화문석
여름이면 그리워지는 시원한 멋이 있다. 하늬바람이 새어오는 대발, 깔끔한 꽃자리, 부채, 등의자, 밀짚모자, 모시옷 등 지금처럼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더라도 한더위를 씻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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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부진 타개의 길 연 시향 연주
원경수씨를 맞아 1백62회 정기 연주회 (20일 서울 시민 회관)를 가진 시향은 이제 정력과 의지를 가다듬어 새 출발을 기약하는 듯 사뭇 믿음직스럽다. 유능한 지휘자를 만나기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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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소형기타고 다음 여정에|김찬삼여행기(인니서 제23신)
자야프라시에는 교회가 많이 보였다. 인도네시아의 거의 전지역에서는 새벽부터 이슬람사원에서 코란의 낭송소리가 들려왔는데 여기에선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 인도네시아에 편입된 뒤부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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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김선영
계절을 반쯤 수반에 담아 꽃뿌리 괴고 이마 내리니 하이얀 이마는 하이얀 구름. 수선밭에 머물러 바람 일다. 그대 향해 열려 눈부신 해는 달가슴이 꽃대 아래 돌인양 곁들여 이슬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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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감의 회복
가을은 하루하루 깊어진다 .노변 꽃가게에는 「코스모스」가 만발하다 .붐비는 번화가의 한모퉁이에도 국화가 은은히 피어있다. 회색의 도회지에서,각박한 시간속에서, 모처럼의 맑은 햇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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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록
근자에 또 정치적 「테러」가 생겼다고 국회에서 크게 논란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의「테러」라는 말의 뜻은 옛날과 아주 판이하다. 「테러」라는 것이 법을 무시한 폭력행동이란점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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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비와 이슬|건국대교수 김기석(3월9일의 청주에서)
금년은 40년내 처음으로 눈이 많이 왔다. 자연에는 기후 날씨가 있는데, 이 기후와 날씨는 자연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역사에도 날씨와 기후가 있다고 본다. 우리역사는 5천년이 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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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달
달에는 이미 사람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선아(항아)라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옛날에 활 잘 쏘기로 이름난 예가 선인 서주모 한테서 불사약을 얻어 왔었는데, 그의 아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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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분
조상님께 엎디어 읍하옵니다. 그동안 폭서에 얼마나 시달리셨겠습니까. 평소에 과묵하신 조상님의 심화를 식혀드릴 염도 내지못한 불효자를 얼마나 원망하셨겠는지. 이처럼 무성한 잡초와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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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중앙일보 창간 세돌-기념 특집
『…연꽃 마을을 내 그 연꽃 잎잎으로 일백가지 좋은 빛을 내어 보아라 팔만사천 이랑의 맥이 하을의 그림같이 거기 있느니. 맥에 있는 팔만사천의 빛이 모두 다 눈을 떠 두루 봉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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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시원한 이야기
과연 유행의 나라! 요새는 또「바캉스·붐」으로 요란스럽다. 5만원, 10만원, 20만원 보따리를 싸가지고, 대천·속초·강릉·해운대를 찾는「일행」이 무수히 있다. 그러나 며칠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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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섬진강 화개
예로는 신라와 백제를 쪼갰고, 이제는 호남과영남을 가르는 7백리 섬진 가람은 산굽이 강굽이마다 절정을 이루었다. 지리산을 끼고 도는 구독·하동의 백리 불길은 있는 그대로 나그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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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 바람 찬 소리. 왜 엄마는 그리 오실까 선한 눈에 이슬 방울 먼 곳에 아니계시더면 녹여 주시리 그리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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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67년…흘러간 [뉴스]의 주인공들 | C46기 추락, 청구동참사의 유족 | 김재순양
{엄마가 계셨더면 혼자서 입학시험 치러 가지는 않았을 거예요….} 추위로 터진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 김재순(13·은평국민학교 졸업예정)양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합격자 발표를 보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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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 한창학
향그러운 꽃길 사이로 손목을 잡고 이슬 머금은 이야기. 어여쁜 노랑꽃 지나가는 바람이 흔들어 주네. 나비는 살랑살랑 꽃길 사이로 혼자서 바람타고 꽃위에 앉아 도란 도란 꽃과함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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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송에 한시름 덜고
하늘은 하루하루 비켜서고, 먼 산들은 한 걸음 한 걸음 눈앞에 다가선다. 대낮 볕 살은 어딘가 여릿하고 아침저녁 바람결에서 은밀히 어른거리기만 하는 계절의 새 발치. 지금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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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17)서울부 -광복 스물한 돌을 맞으며-
서울아! 너, 이 나라의 심장! 민족의 맥박이 뛰는 곳! 그러기에 네가 살면 나라가 살고, 네가 죽으면 나라도 죽는 곳! 서울아! 너, 이 나라 운명의 열쇠를 쥐었느냐. 돌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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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무성시대의 명우-신일선
남산도 적적한 날이었다. 무서리가 내리고 잡목들의 몇 잎사귀 단풍마저 지고 나면 북향 외진 곬은 한결 더 으스스해진다. 그런 초겨울 아침, 신일선 여사는 새하얀 옥양목 버선을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