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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서울사람이에요”
일할 사람을 구하는데 왜 서울말이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서울 사람이라야 한단다. 인력알선업자(박영재)의 요구에 두 경상도 남자(이동엽ㆍ이광채)의 말투가 변한다. “(또박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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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과주말을] '일상을 딴 세상으로' 뒤집기
제목에 현혹되지 마시라. 동물원 구경과 별 관계가 없다. 아니, 현혹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한 손에 잡히는 작은 책이지만 내용은 더없이 알차기 때문이다. 세계적 팬클럽을 거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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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권력자, 위선자, 교회에 퍼붓는 신랄한 풍자와 통쾌한 독설 '바보 예찬'
르네상스 휴머니즘을 이끈 선구자 에라스무스의 대표 저작 『바보 예찬』은 ‘16세기의 볼테르’로 평가받는 휴머니즘의 선구자, 네덜란드 출신 신학자 에라스무스를 당시 유럽의 스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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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러기] 별이 된 작가, 이슬 같은 이야기들
1월 9일 동화작가 정채봉(사진)의 하늘 나이 다섯 살을 기념하는 추모문학제가 열렸다. 행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하늘에서 눈송이들이 나붓나붓 나리고 있었다. 마치 우리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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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눈물이 통했다
올해 미당.황순원 문학상 시상식 뒤 벌어진 뒤풀이의 얘깃거리는 단연 소설가 김연수씨의 축사였다. 시상식 특유의 정중하고 의례적인 순서로 공기가 텁텁하던 참에 단상에 오른 그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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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논하다] 2. 뤼크 페리 교수
뤼크 페리(오른쪽)가 위원장으로 일하는 대통령 산하 사회분석위원회 사무실은 정부 건물이면서도 소박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넘쳤다. 일찌감치 대담 승낙을 받았지만 그의 긴 여름 휴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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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마음이 무거운가요…여행이 힘이 되지요
이 시간에도 누군가 먼 곳으로 가고 또 오고 있다. 항구와 철도역과 공항과 터미널로 가며오며 일으키는 바람 냄새를 맡으면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머리가 쏠리고 혼이 꺼들려간다.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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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독학자
독학자 배수아 지음, 열림원, 243쪽, 8800원 배수아(39)씨의 새 장편소설 『독학자』는 영혼의 스승과 토론 문화를 찾아볼 수 없는 1980년대 중반 대학 풍토에 실망한 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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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에세이스트의 책상'
에세이스트의 책상 배수아, 문학동네, 198쪽, 8000원 사랑은 쉽게 부정되고 그 정의는 항상 애매모호함 속에 갇혀 있고 천박하고 상스러우며 무책임하고 뻔뻔스러우며 변명을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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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읽기] 낚싯대로 건져 올린 인생 교훈 外
*** 낚싯대로 건져 올린 인생 교훈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폴 퀸네트 지음, 공경희 옮김, 바다출판사, 388쪽, 1만2800원)= 임상심리학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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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문학평론가들 다시 '칼' 뽑다
계간 문예지 여름호에 중량감 있는 문학평론가들이 글을 발표했다. 백낙청(66)씨는 '창작과비평'에 소설가 배수아씨가 지난해 말 펴낸 장편소설 '에세이스트의 책상'을 분석한 평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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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랑, 돌리지 않고 직접 건드린다
배수아(39)씨의 소설 세계는 기존의 관습과 통념을 거스르는 낯선 소설 문법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그녀에게 한국일보 문학상을 안긴 연작 장편소설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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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소설집 '엘리아의 제야'
현직 언론인이자 에세이스트인 고종석(44.한국일보 논설위원)씨가 소설집 '엘리아의 제야'(문학과지성사)를 펴냈다. 고씨가 소설책을 낸 것은 1993년 장편소설 '기자들', 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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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물씬한 생물학 에세이
요즘은 여린 감성보다는 정곡을 찌르는 솔직.담백이 우세인 분위기다. 인기 에세이를 읽어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떨어지는 낙엽 한 장에도 '파르르' 떨던 예전 감성 대신 세상에 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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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프로] '…그림으로 보는 여자' 방송
화가는 왜 여자를 캔버스에 담는가. 그림이나 조각 속의 여성이 보여주는 사회적 의미는 무엇인가. EBS는 오는 13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여성 특강-정은미의 그림으로 보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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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에 저 바람 속에'40년 만에 개·증보판 낸 이어령 씨] "이젠 우리 만의 문명 만들자"
"흙에 묻은 마음조차도 간직할 수 없이 된 어려운 세상이다. 일어서든지 부서지든지 무엇인지를 하나 선택해야 될 때가 온 것이다. 뜨뜻미지근한, 그리고 엉거주춤하게 살아온 이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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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신문지도 먹는다고?
『생물의 죽살이』『생물의 다살이』로 유명한 과학 에세이스트 강원대 권오길(생물학과) 교수가 제자와 함께 달팽이 생태에 대해 썼다. 연체동물 가운데서도 복족류에 속하는 달팽이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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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마인드'없이 지구 앞날 없다
『당신들의 대한민국』(한겨레신문사)으로 한국 사회를 불편하게 했던 귀화 러시아인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교수는 오슬로로 거주지를 옮기고 나서도 그 쓴 소리 하는 버릇을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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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파괴의 미학"
정말이지 미술사 교양서는 이제 독서시장의 단골 품목이자 즐거운 읽을거리로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이번 주만 해도 『거꾸로 서있는 미술관』외에 미술사 관련서들인 『오페라거리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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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장자평전(왕꾸어똥 지음, 신주리 옮김,미다스북스, 1만5천원)=지금까지 나온 연구서들과 달리 과학성과 진보성에 초점을 맞춰 시대에 앞서가는 계몽사상가, 산문문학의 새로운 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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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다 기죽지말고 "네멋대로 즐겨라"
'유쾌·상쾌·통쾌'라는 한 광고카피는 이제 우리 시대의 키워드로 올라선 느낌이다. 광고가 '대중 사회의 시(詩)'로 기능하는 이 시대 그 카피의 경우 '꼰대들'처럼 지루하게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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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쏙 들어오는 인생살이 지혜
시사주간지 타임의 에세이스트인 저자의 삶에 대한 통찰력과 명쾌하고도 재치있는 표현에 절로 무릎이 쳐진다. 시인이자 방송인인 김갑수씨가 "무려 58번에 걸쳐 거듭 속으로 외쳐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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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지식인 갈레아모...에코 빰치는 에세이스트
책 중반까지 이어지는 남미 축구사가 낯선 데도 불구하고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송곳 찌르는 듯한 문장 때문이다. 다만 번역판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근 열린 월드컵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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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지식인 갈레아노… 에코 뺨치는 에세이스트
우루과이의 좌파 지식인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한국땅에선 낯설다. 멕시코 작가 카를로스 푸엔테스는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까치)에서 "탱고는 우리에게 좌절·향수·허무·불안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