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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회람용 문학은 가라’ 제호 빼고 몽땅 바꿨다
소설가 박상우·김형경·정길연·신경숙·이만교·박금산, 시인 하재봉·유하·문태준·김민정…. 계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한 문인들이다. 1977년 창간된 문예중앙은 단순히 좋은 문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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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미당·황순원 문학상 본심 후보작 지상중계 ⑤
시 - 박주택 ‘국경’외 36편 1986년 등단한 박주택 시인은 “내게 미덕이 있다면 시 쓰기를 멈추지 않고, 그 긴장감을 계속 견뎌 온 것”이라고 했다. [강정현 기자]박주택(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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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매미와 포도
여름의 명물은 매미가 아닌가 싶다. 그들 무리는 온종일 울어댄다. 한 번쯤 뚝 그칠 법도 하지만 쉼 없이 고집불통으로 운다. 그러나 매미가 우는 데에는 그들 나름의 질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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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미당·황순원 문학상 본심 후보작 지상중계 ④
시가 쉬우니 울림은 더 크구나 시 - 마종기 ‘아카시아 꽃’ 외 14편 마종기 시인은 “언어든 주제든 시란 새로운 걸 시도해야 한다는 말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언어실험으로서의 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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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한국문학 … 서정 되살아난 시, 종말론 스며드는 소설
올해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 본심에 진출하는 10명씩의 얼굴이 가려졌다. 시인 나희덕, 평론가 유성호씨 등으로 구성된 미당문학상 예심위원들은 23일, 평론가 정홍수·김미현씨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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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염천과 짧은 이불
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아갔다. 장맛비에 계곡물이 많이 불어나 있었다. 징검돌을 띄엄띄엄 놓고 건너가 계곡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한결 두꺼워진 나무그늘이며, 꼭 쥐어짜면 푸른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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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앵두
시골집에 내려갔더니 때마침 어린 조카들이 와 있었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막대기로 그림을 그리거나 손바닥만 한 돌인 비석을 치며 놀고 있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었으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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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작가 스무 명이 쓰는 개인 가족사, 그 감동과 추억
누구나 하나쯤은 가슴속에 묻어 두고 잊어버린 듯이 살아왔던 추억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추억이란 대부분 가족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스스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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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온유
영화 ‘시’와 영화 ‘하하하’를 보았다. 잔잔한 물결이 한없이 떠밀려 오는 영화 ‘시’의 마지막 장면과 영화 속 할머니 ‘미자’의 하얀 모자가 생각난다.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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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흙길 보행
린다 호건은 치카소 부족 출신의 소설가이며 시인이다. 그녀의 글은 우주를 초인적으로 감각하는 인디언의 예지와 총명을 보여준다. “우리 중 한 사람이 태어났을 때 바람이 우리에게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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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대화
버드나무 한 그루가 나의 가슴속에 있다. 고향을 다녀온 후로 버드나무는 내 생각의 다락 같은 곳에 거처를 하고 있다. 손이 바쁘다가도 문득 버드나무가 생각난다. 무정한 대상이 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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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입학식 풍경
그저께 첫째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했다. 교복을 맞추고 신발을 사고 체육복을 사고 가방을 샀다. 입학식이 있던 날 이런저런 얘기 끝에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둘째 아이에게 내가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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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주례사
결혼식에 다녀왔다. 잠깐 짬이 나서 범어사엘 들렀다. 성보박물관에서는 동산 스님의 친필이 눈에 띄었다. “참고 기다려라”는 짧은 문구였다. 동산 스님은 의대생 시절 “마음의 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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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동네] 손바닥 도장 찍은 시인·소설가 70여 명
오른쪽부터 현기영·박범신·김선우·이경자·김남조·신달자씨.“시·소설 독자들에게 작품을 생산한 시인·소설가들의 손바닥과 손가락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22일 오후 문인들의 창작공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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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모든 인사는 시이다
인사가 참 간편해졌다. 새해 인사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주고받았다. 대개 새해의 안녕과 행복을 빌어주는 덕담의 문장들이었지만, 드물게는 포효하는 호랑이를 담아 보내온 이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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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미로의 시대 나침반 … 오피니언면 새 필진, 새 출발
새해부터 중앙일보 오피니언 페이지의 필진이 오른쪽과 같이 바뀝니다. 인기리에 연재 중인 ‘송호근 칼럼’과 김호기·조동호 교수의 ‘중앙시평’은 새해에도 계속됩니다. ‘삶의 향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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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한 해 마지막 달을 살며
가만히 이 계절의 빛깔을 보고 있으면 마치 먹물이 번지어 퍼지는 것만 같다. 화려한 빛깔이 적고 어둠이 많고, 들뜸이 적고 조용함과 가라앉음이 많다. 넝쿨은 넝쿨 아래까지 잘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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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낮추고 ‘시’만 붙들다, 그렇게 이어온 25년
앉아 있는 앞줄 왼쪽부터 고운기·정일근·양애경·김백겸·최영철 시인, 뒷줄 왼쪽부터 이윤학·김윤이·김수영·김선우·휘민·나희덕·이병률·박형준·안도현·박철·문태준·김성규·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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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시인 신현정 선생을 기리며
시 전문지 ‘현대시학’ 11월호에는 한 달여 전 작고한 신현정 시인의 추모 특집이 실렸다. 시인들이 쓴 추모의 글을 찬찬히 읽었다. 윤석산 시인은 시인의 집을 방문했던 일을 회고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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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국화가 좋아 모였습니다, 사람들 마음이 풀리나 봅니다
올해 미당문학제에 참가한 문인들. 왼쪽부터 평론가 이남호씨, 시인 신동춘·김언·박형준(얼굴 가린 이)장철문·문태준씨, 평론가 김춘식(얼굴만 나온 이)씨, 시인 장석남·조연호·차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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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추색
하루가 다르게 날이 차가워지고 있다.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이 지난 지 한 주, 입동 또한 이레 앞에 있다. 공기가 차가워짐을 살결로도 실감하는 때라 그런지 예부터 시를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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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독서고수] 문태준 시집 『맨발』
여름 내내 형편이 궁금했던 후배를 얼마 전 만났습니다. 후배는 두 권의 책을 수줍게 건네주었습니다. 한 권은 카피라이터 정철님의 엣지 있는 책이고, 다른 한 권은 문태준 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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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편지
두보의 시 ‘춘망(春望)’ 가운데 가족의 편지, 즉 가서(家書)가 만금(萬金)에 해당한다는 구절을 읽다 한참 생각에 잠겼다. 만금을 줘도 사지 못할 정도로 가족의 편지를 받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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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밤나무 아래 서다
골목 담장 안에는 석류가 익고 있다. 고운(孤雲) 최치원이 지은 ‘석류’라는 제목의 시가 생각난다. “뿌리는 진흙 사랑 성품은 바다 사랑 / 열매는 진주 같고 껍데기는 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