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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4부] 겨울 (124)
그림=김태헌아저씨 역시 그런 것 같았다. 처음 말을 나누던 날, “아저씨네 가족은요?” 하고 내가 물었을 때 “응…. 먼 나라에 있어”라고 한 그 말이 무슨 이야기인지도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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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102)
그림=김태헌이럴 때는 우리 막내 제제가 늘 쓰는 표현이 딱 알맞다. 입을 삐죽 내밀고 “내가 미춰”해야 하는 것이다. 솔직히 이런 말을 엄마가 들으면 펄펄 뛰기야 하겠지만 이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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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100)
그림=김태헌새엄마는 다시 울었다. 새엄마의 말을 듣고 나자, 그것이 하나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로 그럴 수 있는 일 같았다. 그 당사자가, 종아리를 맞으며 아픔을 느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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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99)
그림=김태헌나는 문득 그 동화가 얼마나 현명한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왜 그 제목이 현명한 재판관인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서로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사랑해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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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98)
그림=김태헌나는 예전 같으면 어쩌면 아빠의 그 말을 듣고는, “아니야 한 번도 내 편을 들어준 적이 없어”라든가 하는 말로 싸움을 작은 골목으로 몰고 갔을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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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95)
그림=김태헌나는 나 자신에게 묻기 시작했다. “위녕, 이 일을 하려는 네 진짜 의도는 무엇이니?” 내 마음속의 어린 위녕이 대답했다. “나는 너무 부당하게 취급받았어. 나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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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92)
그림=김태헌엄마가 나의 지난날을 이야기하면서 우는 것을 보자, 뉴질랜드 생각이 났다. 뉴질랜드에서 십 년 만에 엄마를 만났을 때 내가 엄마에게 엄마를 느꼈던 것은, 그녀가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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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91)
그림=김태헌엄마는 다시 고개를 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위녕, 그건 옳은 일이 아니야. 너는 매사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멋대로 하는 아이가 아니야. 엄마가 그렇게 말하면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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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90)
그림=김태헌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건 내가 혹시 남자친구랑 여행을 가겠다고 할 때 해야 할 변명이 아닌가 말이다. “엄마 다니엘 아저씨 좋지?” 내가 빙그레 웃으며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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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89)
그림=김태헌나는 그날 연락이 없는 아빠에게 문자를 넣어 이번 주말에 E시에 가겠다고 했다. 가서 새엄마에게 인사도 드리고 할머니도 뵙고 지금은 아빠와 새엄마와 살고 있는 동생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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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3부] 가을 (86)
그림=김태헌"아저씨가 젊었을 때 어떤 유명한 스님을 취재하러 간 적이 있어요. 그분을 만나기 위해서는 아주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삼천 배를 하고서야 어렵게 뵈었지. 그리고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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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2부] 즐거운 집(36)
그림=김태헌 "예뻐진 거 같구나. 좋아 보인다…. 괜찮지?" 아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응" 하고 대답했다. 툭, 하고 말이 끊겼다. 이상한 일이다. 겨우 한 달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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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2부] 즐거운 집(20)
그림=김태헌 하루는 그렇게 침대에 엎드려서 책을 읽고 있는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엄마가 내 방문을 살며시 열었다. "자고 있니, 내 딸?" 엄마는 내 침대에 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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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1부] 여름 ⑩
그림=김태헌지금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공격적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한두 번 겪는 일도 아니었다. 유치원 때부터 나는 특별했다. 한번은 날 유난히 예뻐하던 유치원 선생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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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1부] 여름 ⑨
그림=김태헌 =멀리 광주산맥이 보였다. 이제 B시다. 예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인데 B시는 어딘지 모르게 냉정한 기색을 띠고 있다. 이건 내 맘대로 생각한 건데 어떤 도시를 그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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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1부] 여름 ③
그림=김태헌엄마는 세상이 다 알아주는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하지만 내가 다시 엄마를 만났을 때 엄마는 빈털터리가 되어 있었다. 인터넷으로 싸구려 옷들을 사서는 "위녕 이거 얼만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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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가족 소설 - 즐거운 나의 집 [1부] 여름 ②
나로 말하자면 오직 그 집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빠와 새엄마가 있는 이 집을 벗어나면 새가 울고 꽃이 피는 어떤 집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믿었는지도 모른다. 아마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