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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돕는 ‘기술닥터 사업’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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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전성태
경기도 경제투자실장

중소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어떤 외풍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처럼 탄탄한 중소기업이 많아야 위기 상황에서도 국가경제는 흔들림이 없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중소기업 강국인 독일은 금융위기를 잘 이겨내고 있다. 그 이유를 세계의 경제학자들은 독일의 탄탄한 중소기업 기술력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 세계 2000여 ‘히든챔피언’ 기업 중 1200개가 독일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약 306만 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은 2900여 개로 전체 기업의 0.1% 수준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생산액은 555조8547억원으로 대기업(611조9855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중소기업은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자금과 연구 인력, 장비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신청서 작성과 절차, 심사기간의 소요 등으로 인해 실제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내용의 지원을 받는 중소기업은 아주 적은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는 중소기업 지원의 행정절차 간소화와 중소기업 현장 중심의 밀착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최소의 규제, 간편한 절차, 신속한 지원체계 등 중소기업 현실에 적합한 정책으로 중소기업 기술애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이른바 ‘기술닥터’ 사업이다. 올 2월 고용노동부 고용영향평가 조사에 따르면 본 사업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700여 건의 중소기업 기술애로 해결을 통해 고용창출 212명, 매출액 809억원 증가 등 경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는 이 사업에 매년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혜택을 받는 것은 도내 중소기업의 0.4%에 불과하다. 또 매년 급증하는 기술개발 수요 충족을 위해 예산을 확충해야 하나 세수 감소와 법정 부담금 증가로 가용재원이 급감해 예산 확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그동안 축적해 왔던 노하우와 경험 등 모든 플랫폼을 공개하고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일부 지자체에서 기술닥터 사업을 벤치마킹해 유사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이 튼튼한 중소기업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2013년도에는 올해보다 경제상황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흔들림 없는 국가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용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뿌리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경기도는 중소기업 기술력 향상과 제품기술 개발이 그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술닥터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상호 협력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전성태 경기도 경제투자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