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부상 투혼 빛난 변년하

중앙일보

입력

"이 경기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죽을 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변년하(21)의 부상 투혼이 다 죽어가던 삼성생명을 기사회생시켰다.

변년하는 3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신세계와의 경기에서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천금같은 3점슛 2개에 이어 결승골까지 넣어 팀의 한골 차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변년하의 몸상태는 운동은 물론 정상적으로 걸을 수도 없을 정도로 악화돼있다.

1년전부터 왼발 아킬레스건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해 이번 여름리그에서는 매 경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따랐지만 한때 하위권으로 처지기도 했던 팀 성적을 생각하면 쉴 수가 없었던 것. 정규리그 막판 치열한 4위 다툼 속에서도 제몫을 해냈던 변년하는 지면 탈락하는 이날 경기에서 오직 슛을 성공시켜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삼성생명은 이날 4쿼터 초반까지 신세계 이언주에 3점포를 얻어맞아 43-46으로 끌려가며 한참 동안 득점을 하지못해 하마터면 지는 분위기로 갈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 순간 변년하는 통렬한 3점포 2방을 잇따라 넣어 49-48, 1점차로 역전시켰고 발의 통증은 물론,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듯 지친 가운데서도 돌파 레이업슛을 멋지게 집어넣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발갛게 상기된 얼굴을 한 변년하는 "어떻게든 많이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시즌이 끝난 후 재활과 치료를 할 계획이지만 우선 내일 3차전을 이기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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