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식의터치다운] 100주년에 결승전 유치한 로즈보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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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풋볼(NFL)은 수퍼보울, 대학풋볼(NCAA)은 로즈보울 -’

대학 미식축구의 2001년 시즌이 지난주 전국에서 일제히 개막, 11월말까지 3개월간 학교당 11∼12경기를 벌이게 됐다. 1부리그 117개 학교와 2부리그에서 우승한 팀 가운데 50개교는 성적순에 따라 연말연시의 25개 보울(Bowl)에서 포스트시즌 단판승부를 벌여 시즌 최종랭킹을 확정하게 된다.

각종 보울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로즈보울은 1902년 출범, 내년 1월4일(이하 한국시간) 대회 이름과 같은 패사디나의 로즈보울 경기장에서 뜻깊은 100주년 대회를 치르게 된다.

2세기째로 접어들게 된 로즈보울은 20세기초에 대회가 잠시 중단된 경우를 빼면 88회째가 된다. 항상 매진을 기록하는 10만석의 입장권은 가격이 150달러에 이르지만 출전학교 선수·관계자에게 우선 배분되는 탓에 일반인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또 대회가 열리는 날은 인근 브룩사이드 골프장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모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4대 메이저보울인 오렌지·슈거·피에스타 보울을 압도하는 전통으로 ‘그랜드대디 보울’이란 애칭을 지닌 로즈보울은 특히 100주년 대회가 전국랭킹 1-2위끼리 맞붙는 ‘21세기 첫시즌 챔피언 결정전’으로 치러지게 돼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전국챔프 이벤트로 개최됨에 따라 1946년 이후 지켜온 전통도 일부 무너지게 됐다. 50년 이상 서부지구 퍼시픽-10(팩텐)과 중부 빅텐 컨퍼런스 챔피언끼리만 맞붙던 대진방식이 올시즌에는 지켜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물론 양대 컨퍼런스 챔피언이 정규시즌 종료때까지 모두 무패를 기록하는 기적적인 일이 일어나면 모르지만.)

팩텐-빅텐 챔피언이 모두 무패의 전국랭킹 1-2위로 로즈보울에서 내셔널 타이틀을 놓고 싸운적은 1963년이 시초이며 당시 남가주대(USC)트로잔스가 위스컨신 배져스를 42-37로 누르고 2차대전후 첫 전국정상에 등극한바 있다.

이후 1969년 로즈보울에서는 빅텐 우승교인 1위 오하이오 스테이트 벅아이즈가 펙텐대표이자 랭킹 2위 USC를 27-16으로 꺾고 우승했다.

패사디나와 인근 LA주민들은 “전국챔피언 결승전 개최로 대회권위가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메이저보울 가운데 유일하게 서부-중부끼리 싸우는 전통이 일시나마 단절된 것은 가슴 아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9월1일 나란히 개막전을 갖는 고향팀 USC 또는 UCLA중 한팀이 올시즌 전승으로 선전, 전국랭킹 2위 이내에 들어 100주년 로즈보울 대회에서 결승전을 벌이는 장면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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