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가을철 아파트 1만7천가구 쏟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그 동안 부산권에서 꽁꽁 얼어붙었던 아파트 신규분양이 9월부터 연말까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향토 업체는 물론 서울의 건설업체까지 대규모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계절적으로 분양 성수기인 데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갈 곳 없는 여윳돈이 부동산으로 몰리자 업체들이 그동안 미뤘던 물량을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입지여건이 좋고 브랜드 가치가 높은 알짜 물량들도 있어 업체에 따라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 풍년=주택업계는 연말까지 부산에서만 1만2천 가구 가량이 분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림건설 김두헌(金斗憲)건설사업부장은 “김해 ·진해 등 부산의 베드타운 지역까지 포함하면 연말까지 1만7천 가구 정도의 분양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金부장은 “IMF 이후 부산에서 신규분양이 그 전에 비해 크게 줄었으나 9월부터는 주택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의 주택건설 부양정책과 저금리 등 호재가 많아 신규분양이 호조를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신규 분양 중에는 임대아파트도 많다.

전세난이 심해지자 서민층도 큰 부담없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임대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영은 녹산공단과 김해시 장유면에 임대아파트 2천6백79가구를 분양한다.

이 회사 김민호(金敏浩)주임은 “임대아파트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가 힘든 사람들에게는 적격”이라고 말했다.

◇중 ·소형 대부분=분양 물량의 80% 가량이 분양면적 23∼33평형의 규모들이다.

동원개발의 경우 연말까지 분양할 아파트 4천 가구 중 33평형 이상 아파트는 1백 가구에 불과하다.

LG건설도 LG메트로시티 5차 분양에서는 24∼45평형만으로 분양한다.

전에는 70∼90평형짜리를 많이 분양했으나 아직도 미분양 물량이 제법 남아 있다.

동원개발 송규호(宋圭鎬)계장은 “대형은 분양이 잘 되지 않고 입주 후에도 매매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24∼30평형이 제일 부담이 없고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부산시 윤여목(尹汝睦)건축주택과장은 “중 ·소형이 인기가 있다는 말은 이제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이 된다는 뜻”이라며 “전에는 투기목적으로 대형을 찾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尹과장은 “소형의 경우 전세를 얻으나 새로 사나 가격차이가 별로 없어 아예 사버리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며 “그래서 소형은 신균 분양도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주로 3백만원대=일부를 제외하고 분양가는 평당 3백만원 선이다.

한때는 비싸게 분양해야 고급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분양까지 잘 되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제 고급아파트 수요가 많지 않다고 보고 중산층을 겨냥한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

동일 김종진(金鍾振)소장은 “부산과 경남에서 평당 4백만원을 넘으면 분양이 쉽지 않다”며 “3백50만∼3백70만원대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부산 남구 대연동에 지을 아파트는 평당 5백만원 선에 분양할 예정이다.땅값이 비싸고 위치가 좋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림산업도 부산 서구 부민동 분양할 아파트를 4백10만∼4백80만원에 분양한다.

정용백 기자 chungy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