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도사가 된 인도 문맹 아동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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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델리의 빈민촌 문맹아동들에게 자유로운 컴퓨터 사용을 허용하자 스스로 사용방법을 터득해 심지어 MP3 다운로드까지 해내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인도 정부, 현지 연구기관들 그리고 세계은행의 지원 아래 실시된 이번 실험은 컴퓨터가 수백만 명의 인도 문맹인 교육에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입안됐다.

이 실험을 위해 소프트웨어 회사인 NIIT의 연구개발 담당자인 수가타 미트라씨는 빈민가와 인접해 있는 자신의 남부 델리 사무실의 외벽에 컴퓨터 1대를 설치해두고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관찰했다.

미트라씨는 실험 결과, 아이들이 우선 이 컴퓨터에 떠있는 아이콘에 호기심을 가진 후 손가락을 대야 작동하는 터치패드 원리를 알아내고 도움을 받지 않고 컴퓨터를 작동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짧은 시간만에 손가락을 재빨리 움직이면 커서가 변해 페이지가 이동된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인터넷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아이들이 수일 만에 인터넷 검색부터 복사, 잘라내기, 드래그, 아이템 삭제, 폴더 생성 등을 구현하고 게임을 다운로드해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으며 두 달째로 접어들자 MP3 음악파일을 발견해 노래를 다운로드하는 엄청난 진전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미트라씨는 이같은 놀라운 실험결과에 고무돼 인근 러크나우의 마단투시와 유사한 장소들에서 여러 차례 같은 실험을 했었으나 대개 이와 유사한 결과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미디어 컨설턴트인 빌 톰슨은 "컴퓨터가 실제 사용하기 어렵지만 아이들이 컴퓨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면 빨리 배우고 적응하며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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