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최강’ 맨체스터, 4연패 시동은 언제 거는가

중앙일보

입력

리그 4연패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일까. 수비가 허약해서 일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개막 이후 3경기를 치르는 동안 강호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개막한 2001-0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3경기를 치른 현재 볼튼이 예상을 깨고 3연승으로 승점 9점을 마크하고 있고 에버튼이 2승 1무(승점 7)로 그 뒤를 바싹 뒤쫓고 있다.

주목할 사항은 전년도 챔피언이지자 4연패에 도전장을 내민 ‘최강’ 맨체스터가 1승 2무로 5위에 기록 돼 있다는 사실. 기록만 놓고 보면 패배가 없어 무난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평온하지만은 않다.

홈 첫 개막전에서 맨체스터는 풀햄의 루이스 사하에게 경기 시작 4분만에 실점 하는 등 수비 불안을 드러냈지만 반 니스텔루이의 2골에 힘입어 3-2의 역전 승리를 거두었다. 블랙번 로버스과의 2차 전에서는 베컴이 자살 골까지 기록했다.

아스톤 빌라와의 3차 전은 졸 전 그 자체였다. 또다시 경기 시작 4분만에 골을 허용했고 경기 종료 직전 상대 자책 골로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3경기 동안 엄청난 운이 맨체스터에게 작용했다.

물론 운도 엄연한 실력이겠지만 문제는 친선 경기를 통해 나타난 수비 약점이 3경기를 치르면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3경기 중 2경기가 경기 시작 5분 안에 실점을 허용할 만큼 수비 조직에 큰 문제를 보였다.

맨체스터의 이 같은 수비 불안은 2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대머리 골키퍼’ 바르테즈가 전년과 같은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데다 수비의 핵인 스탐이 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라치오 전격 이적하면서 허점이 생겼다. 스탐은 소속팀과 감독, 동료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진 자서전을 펴 구단으로부터 ‘괘씸죄’를 당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타 구단의 전력 상승이다. 아스날은 베르캄프가 건재한데다 첼시는 프티를 영입, 전력이 강화됐다. 특히 오웬의 리버풀은 6개월동안 5개 대회를 우승(UEFA컵, FA컵, 워싱튼 컵, 채리티 쉴드, 슈퍼컵) 하면서 ‘타도 맨체스터’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 꼽히고 있다.

아직은 리그 초반이지만 볼톤과 풀햄의 강세도 눈에 뜬다. 지난 시즌 디비전 1에 속해있던 볼튼은 프리미어리그로 진입 후, 리버풀을 2-1로 격파하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풀햄은 특급 골키퍼 반데사르를 영입했고 루이스 사하란 골잡이를 앞세워 상위 팀들을 괴롭히고 있다. 사하는 미첼 리체츠(풀햄)과 함께 3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있다.

그러나 정작 맨체스터는 태평한 모습이다. 타 팀이 전력이 보강됐다지만 맨체스터의 전력은 2배 이상으로 보강됐기 때문. 니스텔루이와 베론의 영입은 타 구단으로 하여금 부러움 마저 느끼게 한다. 이들이 기존 선수들과 완벽한 호흡을 구축하면 맨체스터는 지난 시즌과 같은 위용을 떨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맨체스터가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엔 리그 초반이 너무 길게만 느껴지고 있다. 또 지금과 같은 수비 불안이 장기화 된다면 지난 시즌과 같은 편안한 우승도 장담 할 수 없다.

맨체스터의 향후 앞날, 지켜볼 일이다. 맨체스터는 다음 달 8일 에버튼을 홈으로 불러 들여 리그 4차 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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