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산업대 농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2월 정년퇴직한 문병원 (文炳圓.67) 박사가 1억원을 후배들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문씨는 부인 황유순 (黃有順) 씨와 함께 지난 17일 오전 진주산업대 정해주 총장을 찾아가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써달라" 며 1억원짜리 수표를 내놓았다.
文박사가 내놓은 장학금은 퇴직금 6천만원과 그동안 모아둔 적금이었다.
누에 연구로 평생을 바친 그는 "매달 나오는 2백30만원씩 연금만으로 생활이 충분하다" 며 "그동안 모아둔 돈을 모두 긁어모아 대학에 기증했다" 고 말했다.
文박사는 "적게 가질 때 마음이 편안하다" 는 믿음에 따라 늘 검소하게 살아왔다. 부인 黃씨도 "좋은 일을 하고 싶으면 머뭇거리지 말라" 고 재촉했다.
文박사는 2층짜리 단독주택과 밭 8백 평, 산 3천 평이 재산 전부. 고향 (진주시 금산면)에 있는 밭은 20년 전 뽕밭을 하려고 구입, 뽕을 심어 학생들의 누에수업 (양잠) 때 실습장으로 활용해 왔다.
文박사는 퇴직 후에도 진주산업대에서 시간강사로 나서 주당 10시간씩 강의하고 있다. 후임 교수가 들어오지 않자 대학측이 수업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文박사는 "정교수로 정년퇴직한 교수가 뭐 시간강사냐고 하겠지만 학교에 나가면 기분이 상쾌하고 건강에도 좋다" 며 "내가 가진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것은 더 없는 기쁨" 이라고 말했다. 월 50만원 정도 되는 강사료는 고등학생인 막내딸 학비 등으로 쓰고도 남는다.
文박사는 진주농고 (41회) 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문박사는 진주농고가 진주농전을 거쳐 바뀐 진주산업대에서 후진양성에 평생을 바쳤다.
진주산업대는 文박사가 맡긴 돈으로 '청암 문병원 박사 장학회' 를 설립,가난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정용백 기자<chungy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