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안타왕 살얼음 승부

중앙일보

입력

데이비스(한화)와 이병규(LG)가 벌이는 프로야구 최다안타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20일 현재 데이비스가 1백28개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선수가 1개 차인 1백27개로 바짝 뒤쫓고 있다. 3위 산토스(기아)가 10여개 뒤진 1백15개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올시즌 안타왕은 데이비스.이병규 양자 대결에서 가려지게 됐다.

시즌이 시작된 4월에는 타율 0.344를 쳐낸 이선수가 안타 31개를 기록하며 22개의 데이비스를 멀찌감치 앞서갔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5월부터 타격 감각을 찾으며 38개의 안타를 몰아쳐 이선수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반면 전반기에 1백9개의 안타로 최다안타 선두를 달리던 이선수는 후반기 들어 부진을 보였다. 최다안타 타이틀에 대한 의욕에 너무 앞선 나머지 배트가 일찍 나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후반기 첫 여섯경기에서 26타수 5안타(0.192)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2일 데이비스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하더니 이후 순위가 뒤바뀌었다.

4개월 만에 단독선두 자리를 내준 이선수는 절치부심, 지난 16일 부산 롯데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추격전을 시작했다. 데이비스와 이병규는 안타왕 자리를 놓고 다투는 선수답게 공격적 타격.주력.정확성.집중력을 모두 갖춘 선수들로 평가받는다.

두 선수 모두 초구를 노려치기 좋아하고, 원하는 공이 아니더라도 코스가 비슷하면 방망이가 나가는 적극성을 지녔다. 또 모두 빠른 발을 가진 좌타자라 유격수나 3루수쪽 평범한 땅볼도 내야안타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공을 맞히는 재주는 물론 몰아치기도 능한 편이다. 다만 파괴력에서는 데이비스가 한수 위다. 시즌 홈런 수에서 데이비스가 22개를 때려낸데 비해 이병규는 8개에 불과하다.

안타왕 싸움은 결국 체력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시즌 후반기에 들면서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이겨내는 체력이 뒷받침돼야만 타격감이 떨어지지 않고 슬럼프를 피할 수 있다. 팀 타선의 지원도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 타석에 한번 더 들어설 수 있는 것은 안타를 때릴 수 있는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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