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17년 만에 최저치…곤두박질 치는 아시아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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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증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일본의 닛케이 지수는 17년만의 최저치인 11, 257.94로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도 199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11, 458.7을 기록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지난 7월말 1994년 이후 최저치인 4.040.77을 기록한 후 지수가 4천포인트 중반 수준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증시 반등과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증시는 21일에도 보합세로 마감했다. 닛케이 지수는 0.2% 올라 11, 280.38으로 장을 마쳤고, 대만 가권 지수는 0.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수출의존형 체질인 아시아 국가들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경제 체력도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대만과 싱가포르는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각각 마이너스 2.3%, 마이너스 0.9%를 기록했다. 대만의 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75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증권 전종우 연구원은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와 금융불안도 아시아 경제에 큰 부담" 이라며 "달러화 약세는 아시아 각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전상필 수석연구원은 "미.일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아시아 경제의 펀더멘탈이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고 전망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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