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이 떴다 진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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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곽태휘입니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31·울산)의 뒤를 이을 선수가 중등리그에 나타났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날아다니는 홍길동(15·풍생중3·사진)이다. 홍길동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백암중과의 2012 대교눈높이 초중고리그 중등부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풍생중은 전반에만 세 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듯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되자마자 백암중이 두 골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주도권이 넘어갔다. 그때 영웅 홍길동이 나타났다. 홍길동은 후반 20분 이승재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흐르자 오른발로 찔러넣었다. 그는 골을 넣은 뒤 유성우 풍생중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지난해 포항제철중에 져 준우승을 한 유 감독은 “나에게 큰 선물을 줬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홍길동은 이름으로 먼저 유명해졌다. 그는 “영웅 홍길동을 존경하는 아버지가 지어줬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어렸을 적에는 놀림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11살 때 축구를 시작하면서 놀림은 사라졌다. 키도 쑥쑥 자라고 체격도 커져서다. 그의 키는 벌써 1m82㎝다. 중앙수비수로는 최적의 신체조건이다.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대인마크를 잘하는 그는 이번 대회 수비상을 받았다. 공격에서도 결승전을 포함해 세 골을 기록했다. 중동고로 진학하는 홍길동은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를 닮고 싶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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