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기 더하는 홈런 레이스

중앙일보

입력

종반으로 치닫는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4강 준플레이오프 진출 싸움만큼이나 홈런왕 다툼이 치열하다.

홈런왕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토종 대표 이승엽(삼성)과 용병대표 호세(롯데)는 18일 나란히 홈런 1개씩을 보태며 흥미만점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19일 현재 전날 홈런으로 5년 연속 30홈런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이승엽이 선두고 호세가 1개 뒤진 2위. 이들의 홈런 경쟁이 흥미를 더하는 이유는 엎치락 뒤치락하며 자고 나면 선두가 바뀌기 때문이다.

각각 24개(이승엽)와 23개(호세)로 후반기에 들어선 이들은 이후 한달동안 단한번도 홈런 개수가 2개까지 벌어지지 않은 채 선두의 이름만 4번이나 바꿔가며 양보 없는 방망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속팀이 30경기 이상씩 남겨두고 있어 아직 누가 최고 거포의 자리에 오를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이승엽에게 약간의 가능성이 더 실리고 있는 상황. 최근 팀 전체가 짜임새있게 돌아가고 있는 삼성은 2위 현대에 4경기차로 앞서있어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이고 한국시리즈 직행도 점점 가시권에 두고 있는 반면롯데는 힘겨운 4강 싸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당연히 호세보다는 이승엽이 팀 성적에서 조금은 자유롭고 방망이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

또한 17일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연속 타자 홈런을 뽑아낸 삼성의 화력을 생각한다면 상대 투수들이 이승엽을 쉽게 고의 4구로 내보낼 수도 없는 입장이다.

반면 조경환이 뒤를 받치고 있기는 하지만 롯데 타선이 전체적인 중량감에서 삼성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 투수들은 될 수 있으면 호세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는 경향이 짙은 것도 이승엽에게 홈런왕 가능성이 실리는 이유다.

실제로 호세가 얻은 볼넷은 8개 구단 선수중 가장 많은 95개고 이 중 적지 않은개수가 고의 4구다.

하지만 호세는 이러한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 지금까지 버텨왔고 후반기에 들어서도 떨어지지 않는 체력과 파워를 갖추고 있어 이승엽이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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