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캐피털, 체질개선 위해 컨설팅 '보약'

중앙일보

입력

벤처업계의 침체로 활력을 잃었던 벤처캐피털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대형 벤처캐피털업체가 스스로 외국 컨설팅업체에 ''한 수 지도'' 를 부탁하는가 하면 영업망을 해외로 늘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구태를 벗지 않고는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 컨설팅 의뢰 바람〓국내 최대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http://www.ktb.co.kr)는 6월부터 미국 베인앤컴퍼니로부터 경영 진단을 받고 있다.

이 회사 권오용 상무는 "국내 최고라는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적인 벤처캐피털과 경쟁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하는 데 이번 컨설팅의 목적이 있다" 고 말했다.

올해를 ''국제화 원년'' 으로 선언한 KTB네트워크는 이번 컨설팅을 통해 선진국 벤처캐피털의 자금조달 및 투자기법을 벤치마킹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기술투자(http://www.ktic.co.kr)도 9월 초까지 미국 아더앤더슨으로부터 경영진단과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이 회사 서정기 홍보팀장은 "한국기술투자가 국내에서는 메이저로 꼽히고 있지만 경영기법과 업무과정은 중소기업 수준에 머무른다는 외부의 지적이 있었다" 며 컨설팅을 받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경영진의 해외 펀드 조성과 구속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의식, 외부 컨설팅을 통해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계산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부터 미국 액세츄어(옛 앤더슨컨설팅)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았던 무한기술투자(http://www.terasource.co.kr)는 이미 컨설팅 결과에 따라 조직개편을 단행 중이다.

긴축경영을 위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원을 15%가량 줄이기로 했으며, 투자심사역에게 펀드 운용 수익의 일정부분을 인센티브로 주는 방안도 수립했다.

◇ 해외영업망 강화〓권성문 사장이 미국 현지법인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KTB네트워크는 이를 계기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올 3월 미주사무소를 자본금 1천만달러 규모의 법인으로 전환했었다.

이와 함께 현재 운영 중인 일본사무소와 중국 베이징(北京)사무소의 인원을 늘려 현지법인이나 지사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산은캐피탈(http://www.kdbcapital.co.kr)은 상반기에 제휴를 한 일본 아우조라.스미토모 상사 등과 일본 현지지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역시 제휴관계인 덴마크투자청과도 현지 진출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무한기술투자는 국내 벤처업체들이 마더스.나스닥재팬 등 일본 증시에 진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한.일 양국의 벤처관계자들이 참가하는 ''한.일 벤처포럼'' 을 다음달 열 계획이다.

이현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