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탈리아의 왕은 ‘파라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스테판 엘 샤라위

스테판 엘 샤라위(20·AC 밀란). 이름만 들어서는 국적을 짐작하기 어려운 선수다. ‘정체불명’의 선수가 현재 이탈리아 프로축구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국적이다. 이집트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소년 대표팀을 거쳐 지난 8월 성인 대표팀에도 뽑혔다. 이탈리아 언론은 엘 샤라위에게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왕)’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엘 샤라위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 등 빅 클럽들로부터 뜨거운 눈길을 받고 있다. 엘 샤라위는 2012~2013시즌 11경기에서 8골을 터뜨려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 득점 1위에 올라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과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엘 샤라위를 데려오지 못해 안달이다. 맨시티는 최근 잇따른 돌출행동으로 눈밖에 난 발로텔리(22·이탈리아)와 엘 샤라위를 트레이드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AC 밀란은 엘 샤라위를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드리아노 갈리아노 AC 밀란 회장은 “엘 샤라위는 우리와 2017년까지 계약했다. 곧 계약을 1년 연장할 것”이라며 “엘 샤라위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투자한 선수”라고 못을 박았다. AC 밀란은 지난해 제노아에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395억원)를 주고 그를 데려왔다.

 엘 샤라위는 만 16세이던 2008년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에서 프로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0~2011시즌 파도바로 임대돼 출전 기회를 얻고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AC 밀란으로 이적한 올해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1·파리 생제르맹)가 이적하고 호비뉴(28)가 부상으로 부진하면서 주전을 꿰찼다.

 지난 시즌 20경기에서 2골에 그쳤던 엘 샤라위는 올 시즌 골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4일 제니트(러시아)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수비수 5명을 제치고 환상적인 골을 터뜨려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명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