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야구선수 이치로의 불륜

중앙일보

입력

성적(性的)으로 개방되었다고 하는 일본에서 섹스 스캔들이 무어 그리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주간지들은 스타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훔치고 캐는 데 여념이 없어 보인다. 연예, 정치, 스포츠… 그 세계 유명 인사들의 사생활 이야기.

연상의 TV 아나운서와 결혼한 후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시애틀 마이나즈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기 절정의 슈퍼 스타 이치로! 일본에선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이치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섹시한 얼굴과 깔끔한 외모, 천재적인 야구 실력을 갖춘 국민 스타 이치로. 그런데 지금 일본은 그의 불륜 보도로 떠들썩하다.

이치로의 불륜 행각을 처음 보도한 곳은 주간지 「FRIDAY」. 이치로는 작년 12월에도 불륜 교제를 폭로하겠다는 상대(그것도 유부녀)에게 위자료로 1,250만엔을 지불한 전과가 있다. 이번 상대는 20세의 일본인 유학생. 주간지 「FRIDAY」는 원정 경기 차 들린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에서 그들이 수 차례 밀회를 가진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FRIDAY」는 호스테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M양과 이치로가 전화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테이프의 일부를 공개했다. 그 내용을 살펴 보면, 이치로는 원정 경기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아는 사람의 소개로 M양이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던 가게에 우연히 들렀고, 이치로의 팬이었던 M양은 적극적으로 그에게 대쉬, 동석하게 되었으며,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네 주었다고 한다. 그 이후 올해 4월, 6월 최소 2회에 걸쳐 호텔에 숙박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전화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호텔에 목욕 가운이 있었지? 그거, 끈이 달려 있었잖아. 그걸로 M짱을 묶어줄까 하고 생각했지. 흥분할 거 같아서....”
“전에 준비해 두었던 콘돔, 내가 가지고 있어. 다음에 꼭 가지고 갈께.”
…등등의 성적인 대화들.

M양이 일하던 클럽 관계자의 인터뷰에 의하면 M양은 일본 기업 중역의 딸로 어학 연수차샌프란시스코에 왔다고 한다. 인기 가수 하마자끼 아유미를 닮은 얼굴에 큰 키의 미인으로 그 동네 일본 주재원들 사이에선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고. 처음엔 M양이 이치로에게 더 적극적이었지만, 2번째 방문부터는 원정 중의 해방감 때문이었는지, M양의 매력에 반했기 때문이었는지 이치로가 더욱 적극적으로 보였다고 한다.

이치로의 건강 관리를 위해서 특별 메뉴를 준비하는 등 뒷바라지에 굉장히 열심이었던 부인도 이번에는 쇼크를 받았고, 이후 부부 관계가 어떻게 될지 아슬아슬한 상태라고.

그런데 어떻게 그 테이프의 존재 여부가 알려지게 되었을까? 이치로의 불륜 상대 M양은 둘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면서 결국 헤어지자는 얘기가 오가게 되자, 이치로에게 전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의 존재를 알렸고, 그에 대해 이치로는 거액의 현금으로 M양의 폭로를 막으려고 했다고 한다.

여러 다른 잡지에서 한결같이 다루고 있는 내용 중 하나는 M양에 대한 의혹. 아무리 팬이고 이치로를 좋아했다지만, 둘만의 전화 내용까지 다 녹음해 둔 것은 좀 이상하다는 거다. 그녀가 처음부터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이치로를 만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얘기.

이치로는 M양과의 트러블이 있었던 무렵, 자기 최악의 기록 21타석 무안타의 슬럼프 상태였고, 스포츠 뉴스에선 연일 “감바레 이치로!(화이팅 이치로)”를 외쳐 댔었다. 그 후 그라운드 내의 경기 취재 뿐만 아니라, 모든 일본 매스컴의 취재 거부를 선언한 이치로는 야구에서는 메이저리그 통산 100번째 출장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 슬럼프 극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치부를 모두 폭로당한 정신적인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사실 이치로의 팬인 필자도 이번 폭로 기사는 충격이었다. 매일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치로의 뉴스가 나른한 생활에 작은 활력이 되었는데….(ㅠ.ㅠ) 이번 일은 마음 같아선 믿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필자가 이러할진대, 일본 팬들은 오죽하겠는가.

이치로의 인기가 사생활과 관계없이 지속될지, 수그러들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 정도의 섹스 스캔들에 이치로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거의 매일같이 벌어지는 살인 사건들에 무덤덤한 일본인들을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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