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베르나보다 그랜저 더 팔렸다

중앙일보

입력

대형 승용차의 간판급인 `그랜저XG'가 경형 승용차의 대표격인 `마티즈'와 소형 승용차의 대명사인 `베르나' 판매를 최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저XG는 지난달 4천978대가 팔려 지난 98년 10월 출시 이후 월간 최다 판매대수를 기록하면서 4천909대가 팔린 마티즈를 처음으로 앞섰다.

그랜저XG 판매는 또 지난 4월 4천560대로 베르나와 처음 판매동수를 이룬 다음5월 4천712대로 베르나(4천283대)를 추월했고 6월에는 4천427대로 베르나(4천456대)에 근소한 차로 뒤졌으나 7월 4천70대가 팔리는데 그친 베르나를 다시 큰 차로 따돌렸다.

그랜저XG는 지난 98년 10월 출시 이후 월평균 판매대수가 첫해 2천152대에 불과했으나 99년 2천857대, 지난해 3천655대, 올해 1-7월 4천109대로 판매량이 늘어나고있는 추세. 반면 99년 6월 첫선을 보인 베르나의 월평균 판매는 99년 5천602대, 지난해 4천504대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올들어 4천60대로 그랜저XG에 뒤졌다.

마티즈도 98년 4월 출시된 뒤 외환위기에 따른 경제난으로 한달평균 9천883대가 팔리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나 99년 6천891대, 지난해 5천108대, 올해 5천113대로 판매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그랜저XG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현대차가 지난 99년 대형 승용차의 대중화를 추진, 2천㏄급 보급형을 선보이며 모델을 2.0ℓ, 2.5ℓ, 3.0ℓ등으로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 그러나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중.대형차 판매의 증가와 경.소형차 판매의 감소는 우리 국민의 `큰 차' 선호와 경.소형차 소비자에 대한 유명무실한 지원책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사회 전반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자동차 판매에서도 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