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한국, 중국꺾고 우승

중앙일보

입력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 0 - 8로 대패한 지 꼭 11년 만에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 최강 중국을 격침시켰다. 중국과의 역대 전적은 9전9패.

비록 중국이 18세 이하 청소년대표에 4명의 국가대표선수가 포함된 팀이었지만 중국이 세계 정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여자축구의 급성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타이거풀스 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이지은(숭민)과 곽미희(INI스틸.2골)의 연속 골로 중국에 3 - 1로 역전승, 2승1무로 우승컵을 안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 국가대표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1 - 1로 비겼고, 시드니 올림픽 대표가 9명이나 포함된 브라질을 3 - 1로 꺾었었다. 한국은 우승상금 2만5천달러(약 3천2백만원)를 받았고 대한축구협회는 1인당 3백만원의 보너를 주기로 했다.

전반 19분 중국 송샤오리에 선취골을 뺏긴 한국은 전열을 가다듬고 총공세에 나섰다. 전반 26분 진숙희가 올려준 공을 골에어리어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지은이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중국 골네트에 꽂아넣었다. 그물이 출렁이는 순간 경기장을 찾은 관중과 폭우 속에 응원전을 펼치던 '붉은악마' 응원단은 천둥같은 함성으로 축하했다.

후반전 들어 더욱 매서워진 한국의 공격을 이끌어간 주인공은 왼쪽 사이드 공격수인 곽미희였다. 곽선수는 후반 2분 만에 페널티박스 외곽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 찼고 대포알처럼 날아간 공은 중국 골네트 오른쪽 상단에 화살처럼 꽂혔다.

곽선수는 후반 21분에도 박경숙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 들다가 왼발 터닝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회 최우수선수에는 곽미희가, 득점상은 두골씩을 기록한 한국의 강선미.이지은.곽미희가 공동 수상했다.

일본은 브라질과 1 - 1로 비겨 3무로 준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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