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데이빗 콘, 뜨거운 부활투

중앙일보

입력

뉴욕 양키스에서 버림받았던 노장투수 데이빗 콘(38)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뜨거운 부활투를 뿌리고 있다.

지난해 4승14패(방어율 6.91)를 기록한 뒤 오프시즌 중 50만달러 연봉제의를 거부하고 양키스를 떠났던 콘은 현재 7승1패를 올리며 막판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 88년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콘은 96년 양키스로 옮긴 뒤 선발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하면서 월드시리즈 3연패를 이끌었다.

98년 퍼펙트게임 그리고 이듬해인 99년까지 통산 1백82승 1백2패를 기록한 콘은 당시까지만 해도 자타가 공인하는 메이저리그 특급투수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콘은 지난해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밋밋해지더니 패전을 밥먹듯이 한 끝에 한자릿수 승, 두자릿수 패를 기록하고 물러났다. 양키스는 콘이 등판한 경기에서 9승20패, 반타작에도 못미치는 승률을 올렸다.

콘에게 연봉 1천2백만달러를 준 양키스로서는 본전 생각이 난 것은 당연한 일.

양키스는 시즌이 끝난 후 ‘한물 갔다’고 판단, 지난해의 24분의1에 해당하는 쥐꼬리(?) 연봉을 제시했고 자존심이 크게 상한 콘은 고민 끝에 야구인생의 황금기를 보냈던 뉴욕땅을 떠났다.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은 콘은 시즌초 데뷔전을 포함해 처음 3차례 등판에서 2번이나 조기 강판되는 등 출발은 불안했다.

특히 콘은 지난 5월29일(이하 한국시간) 올시즌 첫 양키스타디움 원정전에서 2와 3분의2이닝 동안 장단 6안타를 맞고 3실점한 뒤 고개를 떨구고 마운드를 내려와 그를 아꼈던 뉴욕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끝없이 추락할 것만 같았던 콘은 6월 들어서면서 서서히 불사조같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2연승을 두차례 거두면서 한달 동안 단숨에 4승을 올린 콘은 7월에 2승을 추가하고 이어 지난 5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5와 3분의2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 7승째를 올렸다.

콘은 비롯 방어율이 4.18로 자신의 통산방어율 3.42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피안타율은 .274에 그쳐 절정기 시절 못지 않은 피칭내용을 보이고 있다.

양키스로서는 콘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쓰려옴을 느끼고 있다.

오프시즌 중 콘을 떠나 보낸 양키스는 마이크 뮤시나라는 걸출한 투수를 보강하긴 했으나 신예선발 테드 릴리(3승4패) 등 하위선발진의 부진으로 전반기 대부분을 레드삭스에 뒤진 채 조2위에 머물러야했다.

또 양키스는 트레이드 기간 동안 준척급 선발 스털링 히치콕을 제4선발로 데려오긴 했으나 이적후 1승1패에 방어율 6.17에 그치고 있다.

양키스는 콘을 붙잡았을 경우에 로저 클레멘스-마이크 뮤시나-앤디 페티트-데이빗 콘으로 연결되는 선발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었기에 그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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