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의 신비 풀어보자 … 연구 나선 하버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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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발목을 삐끗하거나 허리가 아프면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효과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체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침이 왜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미국 하버드대 의대가 침 효능의 신비를 풀기 위해 손을 잡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최승훈)은 1일 하버드대 의대와 ‘만성 요통의 침 치료효과 규명을 위한 뇌신경 영상 연구’를 공동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기간은 5년이다. 연구를 주관할 하버드대 의대의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는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향후 5년간 연구비 1100만 달러(약 121억원) 규모의 연구과제를 따냈다. 한국한의학연구원도 매년 17만5000달러(약 2억원)를 보태고 연구원 한 명을 파견키로 했다.

 연구는 ▶진짜 침을 맞은 사람 ▶몸에 자극을 주기는 하되 가짜 침을 맞은 사람 ▶몸에 자극을 주지 않는 가짜 침을 맞은 사람 ▶아무런 침을 맞지 않는 사람 등 네 그룹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들 침을 맞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뇌신경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하는 게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마르티노스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는 최첨단의 인체 영상 촬영용 7테슬라(T) MRI와 동물용 9.4테슬라 MRI를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기장 단위로 7테슬라는 지구 자기장의 35만 배다. 최승훈 원장은 “현대의학에선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인정을 잘하려 하지 않는다”며 “이번 공동 연구는 한방 의술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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