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중국 철강 '기술력+투자'로 고속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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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중국 최대 철강회사 바오산(寶山)스틸(http://www.bsteel.com) 열연공장. 핫코일을 만들기 위한 벌건 쇳물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해 대부분의 라인을 자동화했다.

근로자는 거의 보이지 않고 엄청난 소음과 열기만 공장을 가득 메운다. 그러나 외국인에 배타적인 중국답게 최근 완공한 냉연공장은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열연공장 인근의 양쯔(揚子)강 하역부두에서는 철광석을 골리앗 크레인으로 내린 뒤 공장으로 옮기는 트럭 행렬 때문에 공사장에 온 듯한 착각을 할 정도다.

포항제철을 벤치마킹한 바오산 스틸이 포철의 최대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는가 하면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도 급속히 진행하고 있다.

◇ 투자 강화하는 중국 철강업계=바오산 스틸은 2005년까지 30억달러를 투입, 현재 3기인 고로를 4기로 늘려 조강생산량을 연간 1천1백만t에서 1천4백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계열 철강사들을 합친 그룹 전체로는 50억달러를 투입, 전체 생산량을 2천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포철의 조강생산량 2천8백만t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또 급성장하는 중국 내 자동차산업 지원을 위해 일본 신일본제철과 합작으로 20억달러 이상을 투자, 상하이(上海) 인근에 자동차용 강판 공장건설에도 착수했다.

저기술 철강재 외에 고부가가치 철강재 생산으로까지 눈을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바오산 스틸을 포함해 연간 조강생산량이 4백만t 이상인 8개 회사에 대한 투자를 늘려 [상하이=김준현 기자] 2005년 철강재 자급률을 95%로 높이기로 했다.

중국 철강업계의 투자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외국 기업의 진출에 대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관세인하 등 수입장벽 철폐가 이미 예정돼 있는 만큼 세계 최대 규모의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것이다.

◇ 한국 업계 대응전략=포항제철(http://www.posco.co.kr)은 이미 열연강판 등 일반 철강재로는 더 이상 중국에서 승산이 없다고 보고 고부가가치 철강재 생산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포철은 중국 철강업계에 비해 우위인 스테인리스.컬러강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2003년까지 중국 현지공장 증설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상하이=김준현 기자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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