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의 질을 좌우할 IT(정보기술)분야의 준비가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원식(49) 2002 FIFA월드컵축구 한국조직위원회(KOWOC) 정보통신국장은 FIFA마케팅대행사였던 ISL의 파산이 지연되면서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됐던 정보통신분야의준비가 대회 300일을 남겨두고 완전히 제 궤도에 올랐다고 말한다.
비록 전세계인의 축구축제가 주는 화려함의 이면에 가려있지만 정보통신분야의인프라 없이는 대회를 치를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중요성은 부언할필요가 없다.
한일 양국 경기장에서 열리는 32개팀의 경기 화면을 IBC(국제방송센터)에 전달,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전송하기 위한 광케이블의 설치에서부터 각국 보도진의 신속한기사전송을 책임지는 전용회선 등이 모두 정보통신의 영역이다.
또 이번 대회에서 MIS(미디어정보시스템)을 통해 세계의 보도진들에게 참가팀및 선수들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각 경기의 결과를 신속하게 알려주는 것 역시 정보통신관련 주요업무 중 하나다.
이뿐 아니라 과거 사람의 손으로 이뤄졌던 대회기간 각종 인력관리와 의전, 대회 관계자들의 등록업무 등도 이제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담당할 만큼 정보통신기술은 대회의 각 분야에 연관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그래서 당초 이 분야 공급업체들과의 계약을 대행했던 ISL이 파산을 앞두고 시간을 끄는 동안 업체선정 작업이 늦어지면서 조직위원회는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하지만 5월말 ISL의 파산이 확정된 뒤 이 분야를 FIFA가 직접 관장하게 되면서전체적인 시스템 관리에 유로텍, 대회운영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에 세마, 통신분야에 한국통신(한국)과 NTT(일본), 네트워크 관리에 어베이어 등 필수적인 IT분야업체들이 대부분 선정됐다.
다만 지금까지도 FIFA의 월드컵 홈페이지 운영 등 인터넷 업무를 맡을 스폰서를구하지 못한 것이 걸리지만 대회의 신경망을 이룰 모든 `세포'들이 마련되면서 오점없는 대회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절차들을 밟는 일만 남았다고 KOWOC측은 자신하고있다.
이달 초부터 유로텍, 세마 등에서 직원을 파견해 각종 시스템을 조직위원회에설치하는 한편 KOWOC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면서 요즘 서울 무교동 파이낸스 빌딩에 위치한 KOWOC사무실은 활기가 넘친다.
현시점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국내 SI(시스템통합)사업자인 쌍용정보통신을 주축으로 등록, 의전, 인력관리 등 각종 시스템을 현지화하는 것. KOWOC은 다음달부터 각종 외국산 시스템들을 한글로 작동시킬 수 있게 만드는이 작업을 속속 마친 뒤 오는 12월1일에 있을 본선 조추첨행사에서 각종 IT 시스템을 처음 선보일 예정. 또한 이때 발견된 문제점에 대한 보완작업을 마치면 내년 3월말께 모든 경기장과 대회관련 단체에 대한 IT설비의 설치 및 시스템구축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KOWOC은 해킹 등 보안문제에 대해서는 어베이어로부터 보안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대비를 해나가고 있으며 대회기간 각국 방송사들이 집결할 때 주파수 중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통부 산하 전파관리소와 공조작업을 펼칠 예정으로 있다.
김원식 국장은 이번 월드컵이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비록 국내 IT관련 스폰서로는 파트너자격으로 지난해 10월 계약한 한국통신 밖에 없어 유감이지만 KOWOC은 대회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전세계 인사들과 언론에 국내 IT기술을 홍보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때 마침 내년 6월 정보문화의 달을 맞아 각종 IT기술 전시회를 유치, 외국인들의 이목을 끌어들일 계획이며 제3세대 이동통신과 디지털 TV기술을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보통신업무의 총 조율사역할을 맡고 있는 김원식 국장은 "우리는 비록 보이지않는 곳에서 일하지만 대회를 `퀄리티 이벤트'로 만드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는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