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트라이아웃 존폐론 다시 거론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선발전)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01-2002 시즌을 앞두고 미국 시카고에서 트라이아웃을 통해 14명의 외국인 선수를 수혈한 한국농구연맹(KBL)은 오는 9월 트라이아웃 존폐를 놓고 '심각하게' 논의하겠다고 24일(한국시간) 밝혔다.

6번씩 치른 트라이아웃을 이대로 존치시킬 수 없다는 폐지론은 첫 트라이아웃이치러진 97년부터 일찌감치 싹을 틔우더니 지난해부터는 익을대로 익어 내년부터 당장 없애자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트라이아웃 폐지론자들은 대부분의 구단이 유능한 용병 물색을 위해 시즌이 끝나자마자 감독을 미국으로 보내 길게는 2개월 가량 머물도록 하는 등 3일에 불과한 트라이아웃이 의미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매년 트라이아웃 때마다 사전에 특정구단과 '이면 계약'을 맺고 정작 경기에서는 대충대충 플레이로 다른 구단의 관심을 피해가는 사례가 적지않다고 거론되는 것도 폐지론자의 주장에 힘이 되고 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도 선수들의 연습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사전 밀약설'이파다했고 실제로 한 구단은 지명 선수 2명 모두 몇달 전부터 공을 들여온 선수라는소문이 돌았다.

이밖에 이번 트라이아웃에서도 새로운 얼굴보다는 '한국행 단골 선수'가 활개를치는가 하면 수준있는 선수가 더이상 찾기가 힘들어진다는 지적도 트라이아웃 무용론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자유계약제도가 외국인 선수 몸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할 우려가 있고트라이아웃을 통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구단간 전력 평준화에 상당 부분 기여한다는 점에서 이의 존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프로야구가 먼저 트라이아웃을 폐지하면서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에게 뒷돈으로 100만달러 이상을 준다는 설을 제시하는 구단도 있다.

일단 트라이아웃의 문제점을 찾아내 고치는 방안을 먼저 추진한 다음 폐지론을 거론하자는 주장이다.

6번째 트라이아웃을 치른 KBL이 어떤 방식을 택할지는 미지수이나 트라이아웃이 커다란 변화를 꾀할 것은 분명해졌다. (시카고=연합뉴스) 권 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