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진출 한국기업 수출· 생산 박차

중앙일보

입력

인도네시아의 정국 전환을 계기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지도가 높은 메가와티 대통령의 집권으로 환율안정.경기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이 일면서 수출이나 현지 생산을 확대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김수익 자카르타 무역관장은 "공권력 부재에 따른 사회혼란이 진정되고 국가 신인도가 높아질 전망이어서 사태를 관망해 온 이곳 한국업체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 전했다.

현지에서 TV.모니터.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생산.판매하는 LG전자는 인도네시아 환율이 최근 달러당 1만루피아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내수 진작정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마케팅 조직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지난 2월부터 현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던 삼성전자도 환율 안정을 전제로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국내 수출업계는 환율이 9천루피아 정도만 돼도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미료 등 식품업체인 대상은 정국 안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올 하반기 매출목표를 상반기보다 20% 늘려 잡았다. 이 회사는 지난 상반기 정정불안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40%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한솔제지 등 제지업계는 덤핑을 많이 하던 현지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여 이를 시장확대의 호기로 삼고 있다.

한편 루피아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경우 봉제.신발 등 노동집약산업에 종사하는 현지 한국 중소업체들은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도 현재 80% 공사진척을 보이는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의 가동시기를 올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정정불안의 불씨가 남은데다 합작 파트너의 파산도 한몫했다.

KOTRA 자카르타 무역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코린도그룹(현재 20위권)등 6백여개. 삼성.LG.SK.현대.금호 등 웬만한 국내 대기업이 판매.생산법인 등을 두고 있다.

올들어 5월까지 대 인도네시아 수출은 14억8천만달러, 수입은 21억5천만달러로 무역역조국이다.

홍승일.김준현 기자 hong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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