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간부, "中 WTO가입시 위앤화 절상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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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경우 위앤화를 자신의 경제력에 맞는 수준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마쓰시마 마사유키 국제담당 이사가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발언이 위앤화의 절상 필요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마쓰시마 이사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일본경제가 심각한 구조조정을 겪을 경우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앞으로 어떤 통화체제를 채택할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 경제력에 맞는 수준으로 통화를 조정하고 수입을 개방하도록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마쓰시마 이사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말했다.

마쓰시마 이사의 이같은 발언은 이례적으로 솔직한 것으로 양국간의 경제협력 관계가 매우 미묘한 시기에 나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은 엄청나게 저렴한 임금을 바탕으로 점점 더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이웃나라들보다 싼값에 물건을 팔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본 수출업자들은 중국 경쟁업체들에 시장을 내주고 있고 많은 일본 기업들이 이 때문에 공장을 해외의 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이전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또 일본의 중국산 제품 수입도 크게 늘어나 일본 생산업체들의 불만을 고조시켰으며 일본 정부는 이 때문에 최근 일부 중국산 농산물에 대해 수입억제 조치를 취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마츠시마 이사는 일본은 환율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치 않으며 대신 일본 기업들이 개혁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기업들이 중국과 경쟁할 수 없는 분야가 있으며 따라서 이 분야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이 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엔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약간 약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그는 말하고 이는 일본의 디플레 극복노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외환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대장성은 최근 수개월간 엔화 약세 희망을 공개적으로 시사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럽게 피해왔으며 이는 중국의 분노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신문은 지적하고 따라서 이날 마쓰시마 이사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 수출증가율이 감소한 시점에서 위앤화의 재평가를 고려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6월중 2년만에 처음으로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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