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획기적 분자컴퓨터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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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컴퓨터 제조업체인 미국의 휴렛팩커드(HP) 연구팀이 단일 분자로 이뤄진 컴퓨터 회로를 만들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내놔분자컴퓨터 개발에 돌파구를 마련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를 더욱 발전시키면 10년 안에 차세대 실리콘 반도체만큼 강력하면서도 크기는 1천분의1로 줄이고 가격은 낮출 수 있는 마이크로칩을 개발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분자컴퓨터 기술과 나노기술의 발달로 컴퓨터의 극소형화가 이루어져 머지않아 입는 컴퓨터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혈관 속에서 질병을 찾아내는 컴퓨터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컴퓨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켜지고 꺼지는 트랜지스터를 수백만 개 집적시킨 실리콘 칩에 의해 작동된다. 그러나 실리콘 자체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트랜지스터를 집적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조만간 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피해가기 위해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 기능을 가진 단일분자를 실리콘 칩의 트랜지스터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연구하고 있으며 일부는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탠 윌리엄스와 필 케크스 등 HP 연구팀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연구팀과 함께 분자 크기의 스위치를 폭이 원자 6-10개, 높이가 분자 2개 정도인 화학적인 `선(wires)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또 이 같은 분자시스템을 만드는 화학공정과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컴퓨터프로그램을 개발해 최근 특허를 획득했다.

이는 곧 정보의 저장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분자컴퓨터를개발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HP-UCLA 연구팀과 경쟁관계인 예일대-라이스대 분자컴퓨터 연구팀은 이에 대해 "그들이 매우 중요한 돌파구를 찾았지만 이는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라며"분자컴퓨터가 현실화되려면 아직도 찾아야할 퍼즐 조각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새너제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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