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플] 공무원 PC이용 경진대회 대통령상 김상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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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직원들의 컴퓨터를 열심히 고쳐주다보니 실력이 점점 는 것 같습니다. "

지난 13일 제8회 공무원 PC이용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1등인 대통령상을 받은 김상철(33.사진.제주우체국)씨. 그는 제주우체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다. 맡은 일은 회계 처리지만 컴퓨터 문제 해결사로 더 유명하다. 누구든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그에게 SOS를 친다.

그의 명성은 우편취급소에까지 퍼졌다. 동료 직원 정채옥씨는 "멀리 떨어진 취급소의 컴퓨터는 전화로 처방을 내려 주지요. 그 사람, 컴퓨터에 관한 한 허준이나 화타쯤 된다니까요" 라고 말한다.

"대학교(제주대 전자공학과) 때 프로그래밍도 했습니다. 우체국에 처음 근무할 때는 창구에서 일했지만 1998년 전산작업이 필요한 회계 업무를 맡으며 컴퓨터와 다시 친해졌습니다. "

이내 김씨는 엑셀을 이용해 회계처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회계 부서의 모든 직원이 사용하게 됐다. 올 초부터는 집에 초고속 통신선을 깔고 매일 2시간쯤 인터넷 세상에서 산다. 한때 액션 롤 플레잉 게임 ''디아블로'' 에 푹 빠지기도 했다.

경진대회 참가는 이번이 처음. 지난 5월 1차 예선인 제주체신청 선발대회에서 1등을, 6월 초 2차 예선 격인 정보통신부 선발대회에서는 2등을 했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서울 정부전산정보관리소에서 전국 2백40명의 ''컴도사'' 공무원들이 모여 문서편집.인터넷 정보검색.엑셀을 이용한 통계처리 실력을 겨룬 중앙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송영현(강릉우체국.30)씨에게 감사드립니다. 정통부 선발대회에서는 그 분이 1등이었어요. 대회 1주일 전부터 천안의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에서 함께 준비했는데, 제가 부족했던 인터넷 정보검색 요령을 많이 가르쳐 주셨지요. "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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