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이바니세비치, 래프터와 결승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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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다시 왔다.

고란 이바니세비치 (크로아티아 · 1백25위)가 윔블던 테니스 대회 (총상금 약 1백55억2천만원) 남자단식 결승에 진출, 9일 밤 지난해 준우승자 패트릭 래프터 (호주 · 10위) 와 격돌한다.

1992 · 94 · 98년 이 대회 준우승자 이바니세비치는 8일 밤 (한국시간) 열린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홈코트의 팀 헨만 (11위) 을 3-2 (7-5, 6-7, 0-6, 7-6, 6-3) 로 꺾었다. 이바니세비치는 1m93㎝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시속 2백12㎞의 강 서비스와 왼손잡이 특유의 각도깊은 스트로크로 헨만을 물리쳤다.

지난 92년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이바니세비치는 최근 왼쪽 어깨부상으로 1백위권 아래로 떨어졌으나 이날 더블 폴트를 불사하는 과감한 서비스 공격과 환상적인 포핸드 리턴으로 과거 전성기 때의 실력을 회복한 듯이 보였다.

3 · 4회전에서 미국의 신예 앤디 로딕 (33위) 과 영국의 그레그 루세드스키 (40위) 를 잇따라 제압했던 이바니세비치의 상승세는 1만3천여명의 영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윔블던의 유명한 기습폭우도 막지 못했다.
지난 6일 밤 이바니세비치가 5세트 3-2로 리드한 상태에서 비로 중단, 이틀만에 경기가 재개됐으나 승리의 여신은 오히려 힘을 비축한 이바니세비치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이바니세비치는 폭발적인 서비스로 10여분만에 간단히 끝냈다. 이날까지 6경기에서 서비스 에이스 1백86개를 기록, 이번 대회 최다 기록을 수립중이다.

그러나 1938년 헨리 오스틴이후 63년만에 영국선수로서 남자단식 결승진출을 노렸던 헨만은 승부의 고비처였던 5세트 8번째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뺏겨 세트 스코어 3-5로 처지면서 무너졌다.

한편 결승에서 맞붙는 이바니세비치와 래프터의 상대전적에서는 래프터가 2승1패로 앞서 있다.

김종문 기자<j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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