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위원장선거] 김운용-로게 치열한 2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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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차기 위원장은 누가될까. 지난 21년간 지구촌 올림픽 운동을 지휘해온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의후임자를 뽑는 IOC 위원장 선거가 오는 16일 모스크바에서 세계인들의 비상한 관심속에 치러진다.

특히 이번 IOC 위원장 선거에는 한국의 김운용(70)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이 출마, 아시아인 최초의 IOC 위원장 탄생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김 회장과 자크 로게(벨기에) 유럽올림픽연합회(EOC) 회장을 비롯해 리차드 파운드(캐나다), 팔 슈미트(헝가리), 아니타 디프란츠(미국) 등 5명이 겨루는 사상 유례없는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투표일을 불과 1주일여 앞둔 현재 대부분의 세계 스포츠계 관측통들과 주요 외신들은 김운용 회장과 로게의 불꽃튀는 2파전으로 위원장 선거의 판세를 분석하고있다.

이번 위원장 선거는 지난 4월 IOC 윤리위원회가 IOC 위원들에게 공개적인 지지의사 표명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지침을 내려 투표권자들의 성향파악이 쉽지 않는상태다.

독일에서 발간되는 올림픽 소식지 '스포르트 인테른'은 수차례 김운용 회장의우세를 보도했으나 이 소식지는 예전부터 김 회장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속에 최근 AP통신은 김운용과 로게가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고전했다.

김운용 회장 진영에서는 1차 투표 결과 김운용 50표, 로게 40표, 파운드가 20표를 획득할 것으로 판세를 읽고 있는 반면 로게 캠프는 거꾸로 로게 50표, 김운용 37-40표, 파운드 20표로 예측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122명의 IOC 위원중 절반 가까운 57명이 포진한 유럽을 등에 업은 로게가 아시아(21명), 아프리카(15명)를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김운용 회장보다 다소 유리하지않느냐는 관측이 무게를 더해가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다 위원장 선거에 앞서 13일 IOC 총회에서 있을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투표가 사마란치의 후임자를 뽑는 선거에도 돌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있다는 것이다.

이는 베이징이 프랑스 파리나 캐나다 토론토 등을 제치고 개최권을 따낼 경우백인들이 대다수인 IOC 위원들이 뭉쳐 아시아권에 `2가지 선물'을 모두 안겨주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다.

그러나 김운용 회장 진영에서도 이같은 상황 등에 대비하고 있다.

우선 자신을 지지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이탈표를 최대한 막으면서 중남미와 동유럽쪽을 집중 공략해 최대한 표를 끌어모으겠다는 막판 전략을 세워놓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91년 IOC 위원으로 선출된 로게는 단기간에 국제 스포츠계의 거물로급성장했기 때문에 활동기간이 짧아 기반을 확실히 닦아 놓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후보자들간의 합종연횡도 IOC의 미래를 바꿀수 있는 주요 변수. 1차와 2차 투표에서 탈락할 것이 확실시되는 디프란츠와 슈미트가 과연 누구를지지할 것인가, 3인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는 파운드가 어느 편으로 붙느냐에 따라선거 판세는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세계 스포츠 대통령'을 뽑는 IOC 위원장 선거는 김운용 회장이 모스크바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표현대로 '뚜껑을 열어 봐야만 결과를 알수있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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